-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76 - 시드니 2025/12/18Our Journey 2026. 3. 20. 15:38
안트:
시드니에서의 첫날, 오후 2시에 오페라 하우스 투어를 예약해두었다. 그전까지는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트램으로도 쉽게 갈 수 있는 중심지는 Circular Quay인데, 여기서는 ‘서큘러 키’처럼 발음한다. 이곳 역시 도로가 여러 층으로 나뉘어 있다. 지상은 보행자 공간이고, 그 위로는 고가철도, 독일의 에스반 같은 것이 지나가며, 그 위에는 자동차 도로가 있다.
이 광장은 시각적으로 두 부분으로 나뉜다. 뒤쪽은 트램을 타고 도착하는 곳으로, 마침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앞쪽은 노란색과 초록색 페리들이 정박하는 부두로, 대중교통에 속하는 페리들이다. 옆쪽으로는 항만 투어용 선착장과 크루즈선이 정박하는 곳도 있다. 우리가 머문 사흘 동안 그곳에는 두 번이나 크루즈선이 들어와 있었다.
이 만의 한쪽에는 시드니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일부가 아직 남아 있는 지역인 더 록스(The Rocks)가 있다. 그곳을 산책하듯 돌아다니며 작은 박물관인 ‘더 록스 디스커버리’를 구경했다. 멀지 않은 곳에는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도 있었다. 입장료가 꽤 비쌌고 규모도 작았으며, 우리에게 큰 영감을 주지는 못했다. 그 옆에서 길거리에서 파는 스시를 몇 개 사서 점심으로 먹었다.
그리고는 예약했던 투어를 위해 만의 반대편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로 갔다.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15분마다 투어가 진행된다. 우리는 두 개의 공연장을 봤고, 조개껍질 구조물의 내부 구조를 볼 수 있는 공간과, 관객들이 휴식 시간에 항구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내부 전망대도 둘러봤다. 보통 그때쯤이면 이미 어두워지기 때문에, 건축가는 창문을 설계할 때 실내 불빛의 반사가 주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창문이 수직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위에서 오는 빛의 반사만 보이는데, 어두울 땐 그 방향에서는 빛이 오지 않기 때문에 결국 반사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쉽게도 건축 자체에 대한 설명은 많지 않았다. 그런 내용은 다른 투어에서 다루는데, 관심 있어서 알아봤더니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대신 건설 과정과 덴마크 건축가 요른 웃손(Jørn Utzon), 그리고 공사 도중 정권 교체 후 새 정부가 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떠올리게 하는 행태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있었다. 정부는 건축가를 내쫓고 싶어서 그냥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떠났고, 자신의 작품이 완성된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화해로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이 조개껍질 구조물을 짓는 일은 당시로서는 엄청난 도전이었을 것이다. 가이드는 2년간의 실시 설계 끝에, 이 껍질들을 공의 일부를 잘라낸 형태로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하면 형태가 동일한 부품들을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정말로 구형이 아닌 껍질을 만들려고 했던 걸까? 그랬다면 모든 부재가 전부 다른 형태였을 것이다. 요즘이야 CAD와 CAM 기술로 가능하겠지만, 당시에는? 조개껍질의 바깥쪽은 타일로 마감되어 있고, 살짝 노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다.
아직 체력이 남아 있어서 목록에 있던 또 하나의 필수 코스, 하버 브리지를 걸어서 건너기로 했다. 이를 위해 페리를 타고 반대편의 밀슨스 포인트 워프(Milsons Point Wharf)로 갔다. 그곳에는 작은 놀이공원 같은 것이 있었다. 거기서 조금 언덕을 올라가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리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보행로는 오페라 하우스와 서큘러 키 쪽에 있어서 전망이 좋고 사진 찍기에도 좋다. 다만 전체가 철망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카메라를 좁은 틈 사이로 밖으로 내밀어야 한다. 절대 손에서 놓치면 안 된다.
다리를 건너면 오브저버토리 힐 파크가 나오는데, 거기서 다리의 반대편을 바라보는 전망이 아주 좋다. 그곳에서 전날 이미 와봤던 달링 하버를 지나 호텔까지 걸어서 돌아왔다.
들국:
유명한 건축물 시드니 오페라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있었다. 요른 웃손 건축가는 아마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아이디어도 기발했고, 건물의 완성도도 높았다. 모든 디테일이 이유가 있었고, 잘 맞아떨어졌고, 깔끔했다.
단지 좀 아쉬웠던 점은, 이후에 지어진 대형 건물들이 너무 가까이 들어섰다는 점이다. 나름 신경을 써서 층고를 좀 낮추고 오페라에서 거리를 좀 둔 것 같긴 했지만, 우아한 오페라 건물이 왜소하게 느껴지는 걸 막지는 못했다.
시드니에 왔더니 어찌나 날씨가 더운지 돌아다니는데 좀 힘이 들었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948e2513de440-61567881
'Our Journe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78 - 시드니 2025/12/20 (0) 2026.03.20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77 - 블루 마운틴스 2025/12/19 (0) 2026.03.20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75 - 시드니 밤산책 2025/12/17 (0) 2026.03.20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75 - 시드니로 이동 2025/12/17 (0) 2026.03.20 소식 전하기 (0) 2026.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