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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77 - 블루 마운틴스 2025/12/19
    Our Journey 2026. 3. 20. 15:55

    안트:

    시드니에서의 둘째 날에는 블루 마운틴으로 떠나는 여행을 예약했다. 블루 마운틴은 시드니 서쪽에 위치한 산악 지대로, 호주 동해안과 내륙을 가르는 산맥의 일부다. 이곳의 이름은 대부분 지역 위에 깔려 있는 푸른 안개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는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퍼져 나오는 미세한 유칼립투스 오일 방울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한다.

     

    나는 보통 사진 보정 작업을 할 때 사진 속의 안개를 줄이려고 애쓰는 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바로 그 안개가 이 지역의 상징이기 때문에, 그대로 두었다.

     

    이 지역은 원래 상당히 사람이 들어가기 힘든 곳이었을 것이다. 반대편에서 비옥한 땅을 찾으려 했던 초기 정착민들은 이 산맥을 넘어갈 길을 찾는 데만도 여러 해가 걸렸고, 그 길 역시 원주민인 애버리지니들의 도움으로 발견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19세기 말이 되자 이곳의 관광 잠재력이 발견되었고, 어느 자치구가 가장 아름다운 바위 길을 만들 수 있는지를 두고 일종의 경쟁까지 벌어졌다.

     

    우리 투어에서 처음으로 홍보된 코스는 캥거루를 볼 수 있는 장소였다. 그런데 막상 가 보니 그곳은 대저택들의 넓은 정원이었고, 캥거루들이 울타리를 넘어와 먹이를 찾는 곳이었다. 버스 창문으로 실제로 캥거루 두 마리를 보기는 했지만, 곧바로 버스는 다시 출발했다. 그래도 그 이후의 일정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잘 정비된 길을 따라 폭포까지 짧은 하이킹을 했고, 쓰리 시스터즈(Three Sisters)라는 바위 지형을 보았으며, 블루 마운틴 위로 지는 해도 감상했다. 여행 초반에는 전망대가 하나 있었는데, 한쪽으로는 바위 지형이 보이고 다른 한쪽으로는 멀리까지 이어지다 안개 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유칼립투스 숲이 펼쳐져 있었다.

     

     

     

    들국:

    블루 마운틴 투어는 버스로 오후 2시에 떠나서 밤 늦게 시드니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관광객은 약 20명즘 되었는데 독일에서 온 사람들의 비중이 가장 컸다. 꽤 경륜 있어 보이는 가이드 왈, 독일과 네덜란드 손님이 항상 가장 많다고 한다. 

     

    우리는 잠시 걸어서 작은 물길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내리는 굴에 도착했다. 우리는 가이드의 안내로 좁고 긴 굴 안에 들어가 나란히 앉았다. 우리 눈 앞에는 물방울이 커튼처럼 방울방울 떨어졌고, 그 사이로 너르고 울창한 숲이 내려다 보였다. 유칼립투스 미세기름방울로 숲이 안개낀 듯 좀 부옇게 보이기는 했지만 이름처럼 푸른색은 아니었다. 청록색이랄까?

     

    가이드는 이 숲의 공기가 매우 건강하니 흠뻑 들이마시고 가라고 했다. 동굴 입구에 있는 작은 나무를 가리키며 티트리라고 알려줬다. 약효가 있는 식물로 인정받는 유칼립투스와 티트리로 형성된 숲이라니 여기에 살던 사람들은 정말 건강했을 것 같다. 

     

    가이드는 고대시대부터 이 곳에 살았던 원주민 아보리지널의 인생관을 네 가지 핵심 가치로 설명해줬다.

     

    첫째, 영성이다. 아보리지널에게 영적인 삶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이 영성은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회복탄력성, 즉 좌절에도 쉽게 꺾이지 않는 힘의 바탕이 된다.

     

    두 번째는 자연이다. 자연은 단순히 이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그래서 아보리지널은 자연을 존중하고, 미래 세대까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중요하게 여긴다.

     

    세 번째는 가족이다. 가족은 사랑을 주고받는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이며, 힘든 순간에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버팀목이다. 가족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지지하며 회복탄력성을 키워 나간다.

     

    마지막으로 공동체이다. 아보리지널 사회에서는 개인의 경험이 공동체 안에서 공유되고, 그 경험들이 쌓이면서 지혜가 된다. 이렇게 축적된 지식과 이야기는 공동체를 성장시키고, 다시 개인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이처럼 아보리지널의 인생관은 영성, 자연, 가족, 공동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거대하고 깊숙한 숲에서 그들은 20 남짓한 작은 공동체 단위로 생활했다고 한다. 건강한 숲에서 본능적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며, 현명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온 그들이 겪은 운명은 가혹하다고 느껴졌다. 세상은 절대로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948e2a61a86e2-0256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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