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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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이야기사회 이야기 2025. 11. 11. 11:24
이 글은 우리 여행기 독어본이자 사진첩인 팽귄 사이트에는 없는 글입니다. 내 블로그 벗님들께만 알리는 글이기도 하고 내가 발표한 글들을 저장한다는 의미에서 쓰는 글이기도 합니다. 여행을 떠난지 벌써 140일이 지났다. 남편와 단둘이 하루종일을 붙어 지냈지만 가끔 나만의 글을 써야할 일이 생겼다. 무등일보에 연재하는 아침햇살 사설은 두 달에 한번씩 차례가 돌아와 지난 7월과 9월에 각각 송고했다. 요즘 글을 쓸 때마다 느끼는 건데, 나는 글이 쉽게 써지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많이 고뇌해서 구성하고, 가지 치고 수정해서 글 하나씩 힘겹게 만들어내는 노력형인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쓴 글들이 쉽게 읽히고 설득력이 있기도 하다. 무등일보 2025.07.20.https://www.mdilbo.co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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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아이들의 상식-독일에서사회 이야기 2025. 7. 23. 22:06
[아침시평] 20년 전 아이들의 상식 – 독일에서내 기억으로 아들이 17세, 딸이 14세 때였으니 벌써 20년도 더 된 일이다. 나는 도서관에 갔다가 사춘기 자녀들을 둔 부모를 위한 브로셔를 하나 집어왔다. 자녀들이 자신의 동성애 정체성을 처음으로 알았을 때, 부모님이 알면 얼마나 실망할까 전전긍긍 고민하며 지옥과 같은 고뇌의 시간을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고통을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또래 친구들은 남친, 여친을 사귀느라고 요란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만 아무런 기색이 없는 것 같아서 안 그래도 궁금하던 차였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미리 잘 준비해서 아이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침을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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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민의 – 독일에서사회 이야기 2025. 6. 16. 22:17
1998년 독일 총선은 긴 터널 끝의 출구였다. 헬무트 콜 총리가 이끄는 보수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의 16년 장기집권은 통일 이후 경제난과 높은 실업률을 극복하지 못했다. 침체와 정체가 이어지며 콜 총리를 풍자하는 개그만 넘쳐났다. 정권 교체의 열망은 컸지만, 기독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막강한 다수당이었다.우리 부부는 투표 전날까지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나는 한국 국적자로 독일에서 선거권이 없었기에, 독일인인 남편은 늘 내 의견을 물어 ‘우리의 한표’를 행사하곤 했다. 우리는 한결같이 녹색당을 지지했지만, 그때만큼은 예외였다. 남편이 먼저 예외를 제안했다.“이번에는 사회민주당(SPD, 중도 좌파)에 표를 몰아줄까 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 지역구 투표 뿐 아니라 정당 투표에서도 사회민주당을 찍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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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봉과 방화벽사회 이야기 2025. 6. 16. 21:43
나는 50년 전, 고등학교 시절에 독일로 왔다. 1970년대의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였고, 북한보다 못 살았다. 그 때도 나는 조국이 부끄럽지 않았다.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긍지가 있었기에 가난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가볍게 여기던 군사독재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했지만, 불공평과 독재에 목숨 걸고 항거하던 한국 국민들은 조국에 대한 나의 자긍심을 더욱 높여주었다.그러다가, 처음으로 조국이 부끄럽게 느껴지던 순간이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이었다. 한반도를 세로로 가르는 대운하를 만들려다가 국민들이 반대하니 ‘4대강 복원사업’이라고 이름만 바꿔 강행한 대대적인 토목공사는 아이디어 자체가 너무나 시대착오적이어서 대한민국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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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뮌헨 집회 12월 7일사회 이야기 2024. 12. 5. 03:33
베리의 벗님들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어제 다들 놀라셨지요? 계엄군에 국회가 장악되는 위협적인 순간에 담을 뛰어넘어 신속하고 적법하게 계엄령을 무력화하는 국회의원들을, 무장한 계엄군과 맨몸으로 대치하며 국회를 지켜낸 시민들의 눈부신 활약을 우리는 멀리서 화면을 통해 보았습니다. 한국의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추운 야밤에 방방곡곡에서 삽시간에 모여들었습니다. 우리가 한국에 있었다면 아마도 한달음에 여의도로 달려갔을 겁니다.고국에서 민주주의를 지켜준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 그리고 더 지체하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위기위식에서, 해외에 사는 우리도 모이기로 했습니다. 만나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때가 되었습니다.뮌헨에선 돌아오는 토요일 12월 7일 오후 3시에 시내 한복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