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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우당탕탕일상 이야기 2023. 11. 29. 15:27
다시 글을 쓰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오래간만에 쓰려고 하니 글이 술술 풀리지 않았다. 마치 오래되어 뻑뻑해진 기계기름처럼 답답하게 흐르다가 막히곤 했다. 내가 옛날에는 글을 좀 더 쉽게 썼던 것 같아서 옛 글을 하나 찾아봤다. 게시판에서 친구들에게 고자질하듯 쓴 글이니 아마 그 자리에서 후루룩 써서 검토도 안 하고 올렸을 것이다. 좋은 글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가볍게 읽혔고 느낌이 경쾌했다. 2005년이니 아들이 17세, 딸이 14세 되던 해에 쓴 글이다. 우리 부부가 사춘기 아이들과 가사협조 문제로 고군분투하던 시절의 에피소드다. 다 지나가서 잊고 있었지만 우리도 아이들 키우면서 참 힘들었다 싶었다. 신랑의 가출 (2005년) 며칠의 모임을 끝내고 마지막 날 프랑스 파리에서 집으로 가는 밤기차를 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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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기에 꾸는 꿈사회 이야기 2023. 11. 25. 05:44
내가 막 독일에 도착했을 때 일이다. 어떤 한국사람이 독일에 온지 10년이 되었다고 하길래 나는 진심으로 놀랐다. "어떻게 외국에서 10년이나 죽지 않고 살 수 있지?" 그 후로 50년이 흘렀다. 나는 아직도 죽지 않았고, 독일 흉을 적당히 보면서, 그렇다고 해서 한국을 사무치게 그리워하지도 않으며 늙어가고 있다. 한창 왕성하게 일할 때는 영원히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았던 은퇴도 했다. 나이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노년에 대한 상상을 하다보니 어느새 호기심 나고 기대되어 1년이나 앞당겨 은퇴했다. 은퇴하고 보니 정말 새 세상이 열렸다. 독서, 바느질, 산책, 봉사활동 등 돈 안 들이고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일이 널리고 널린 일상이 행복하다. 여행과 문화활동을 비수기를 이용해 저렴하고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