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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니에게 가는 길 V - 알마티
    Our Journey 2026. 5. 31. 13:55

    안트:

    매일 연속으로 기차나 버스로 이동하는 걸 피하게 위해 우리는 중간중간 하루씩 쉬는 날을 넣는다. 이렇게 하면 혹시라도 일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한 여유도 생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두 번째로 하루 동안 머물고 있다.

     

    처음 알마티에 왔을 때는 더 오래 머물렀고, 관심 있던 곳들은 거의 다 둘러봤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엇을 할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박물관을 찾아보다가 흥미로워 보이는 미술관 두 곳을 발견했다. 마침 일기예보에서도 가끔 비가 올 수 있다고 해서 실내 관람이 잘 맞을 것 같았다.

     

    중국과 카자흐스탄 사이에는 무려 3시간의 시차가 있다! 중국 전역이 베이징 시간을 기준으로 단일 시간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평소보다 3시간이나 일찍 깨어나고 있다.

     

    한 미술관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다른 한 곳은 오전 11시에 문을 열었다. 덕분에 방문 순서는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첫 번째 미술관은 지하철로 갈 수 있었는데, 알마티에는 지하철 노선이 단 하나뿐이다. 지난번 방문 때 사용했던 ‘오나이(Onay)’ 카드 두 장도 아직 가지고 있었다. 버스와 지하철에서 사용하는 충전식 교통카드다. 다만 카드에 잔액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모든 지하철역에는 직원이 있는 창구가 있어서, 지난번에도 그곳에서 카드를 구입하고 충전했었다.

     

    창구도 그대로 있었고 직원도 있었지만, 잔액은 알려주지 않았다. 대신 다른 직원 한 명을 더 불러 우리 카드를 개찰구에 갖다 대게했다. 개찰구가 열려서 탑승할 수는 있었지만, 돌아올 때도 잔액이 남아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돌아올 때도 똑같이 통과됐다. 나중에야 거리에서 오나이 카드를 충전할 수 있는 기계를 발견했는데, 그 기계에서는 잔액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버스를 두 번 탈 정도의 금액은 남아 있었고, 우리도 그 이상은 필요하지 않았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카스테예프 미술관이었다. 국립 미술관으로, 건물은 꽤 오래된 편이었다. 아마 소련 시절에 지어진 것으로 보였는데, 건축적으로는 상당히 잘 설계된 건물이었다. 나는 주로 오래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꽤 현대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3층에는 소련 시대의 예술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소장품 규모도 매우 방대했고, 대부분 카자흐스탄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듯했다. 정말 흥미로운 곳이었고, 우리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이후 다시 시내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처음 알마티를 방문했을 때도 여러 번 갔던 식당이었다. 규모가 꽤 크고 24시간 운영된다. 카자흐스탄 전통 요리를 다양하게 제공하는데, 대부분의 음식이 매우 빠르게 나온다.

     

    식당 앞 도로의 보도는 반년 전만 해도 공사 중이었다. 당시에는 어떻게든 길을 찾아 지나가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공사가 끝나 있었다. 넓은 보도와 중앙 분리대가 있는 넓은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었는데, 아주 잘 만들어져 있었다.

     

    두 번째 미술관에는 버스를 타고 갔다. 이름은 알마티 뮤지엄 오브 아트(Almaty Museum of Arts), 줄여서 ALMA라고 한다. 한 개인 수집가가 설립한 미술관으로, 2025년에 개관했다. 건축 설계는 영국의 채프먼 테일러(Chapman Taylor)가 맡았다. 이 수집가는 카자흐스탄 미술 작품도 상당수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중 일부가 한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국제적인 작가들의 대형 작품들도 여럿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작품은 미국 조각가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의 거대한 강철 조형물이다. 내부를 직접 걸어 다닐 수 있는 작품으로, 무게가 500톤이 넘고 여러 개의 판을 이어 만들었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배로 운송되었지만, 카자흐스탄은 바다와 접해 있지 않다. 어디에서 배에서 내려졌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영상에서는 카자흐스탄 내 육상 운송 과정만 소개되었는데, 그것만 해도 1,800km가 넘는 거리였다. 이 조형물은 이제 건물 밖으로 다시 반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미술관 외부에도 국제 작가들의 대형 작품 세 점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

     

    번째 미술관은 오전에 방문했던 곳보다 관람객이 훨씬 많았다. 다만 우리로서는 오전에 감동을 받았던 같다. 오후가 되자 이미 감상할 있는 집중력과 수용력이 거의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기 때문이다.

     

     

     

    들국:

    첫 번째 카스테예프 미술관에서 나는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대부분의 그림들이 발길을 떼고 싶지 않도록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다른 그림도 봐야 한다는 욕심으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억지로 돌린 경우가 많았고, 어느 그림은 방 몇 개를 지나갔는데도 자꾸 생각이 나서 되돌아가 다시 감상한 경우도 있었다.

     

    나는 미술감상에 별로 식견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경험에 기대어 배운 것이 하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은 좋은 그림이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그렇고, 남에게 어떤지는 내가 알 바 아니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함께 예술을 감상할 때마다 안트가 한결같이 "어떤 그림이 네 마음에 드니?“라고 꼭 주관적인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 나의 새로운 미술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a1808057b6dc3-46703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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