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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V - 트빌리시Our Journey 2026. 5. 31. 14:56
Arnd:
알마티에서 트빌리시까지는 꽤 먼 거리다. 일부 구간은 기차로 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면 상당히 불편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구간을 비행기로 이동하기로 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되어 어두웠다. 우리는 트빌리시에서도 더 이상 관광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다음 날 오후 5시 10분에 바투미로 다시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많지 않아 그냥 조금 산책만 했다. 하지만 이 도시는 반쯤 허물어진 건물들이 많아서 사진 찍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었다.
아침에는 훌륭한 조식을 먹었다. 다시 서구권에 돌아왔다는 느낌이 드는 첫 번째 아침식사였다. 알마티에서의 조식은 전날 주문해야 하는, 일회용 용기에 담긴, 다소 성의 없는 룸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난번에 이곳에 왔을 때는 숙소를 구하기도 전에 큰 도로 옆 야외 좌석이 있는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했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킨칼리를 먹었다. 킨칼리는 조지아식 만두 같은 음식인데, 특히 버섯이 들어간 것이 맛있었다. 그 뒤 며칠 동안 다른 곳에서도 킨칼리를 먹어봤지만, 첫날 먹었던 것이 가장 맛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다시 바로 그 식당을 찾아갔다.
들국:
어제는 비행기를 타고 긴 거리를 편안하게 이동했다. 안트가 가장 짧은 항공편 대신 알마티에서 트빌리시까지 조금 더 긴 항공편을 예약해 준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한 번에 50시간이나 되는 기차 여행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것이 내게는 무리일 것 같아서 안트가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나는 트빌리시에 도착한 뒤에야 알게 되었다.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 구시가지를 걸으며 매력적인 주택가를 구경했다. 곳곳에서 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주변의 이슬람 국가들과 달리, 조지아가 유일하게 정교회 전통을 가진 기독교 국가라는 점이 이 나라를 유럽 문화권과 단단히 이어주는 끈처럼 느껴졌다. 낮고 오래된 건물들은 몹시 낡아 있었지만, 사람들은 꽃을 가꾸고 장식품을 걸어 두며 정성껏 삶의 공간으로 꾸며 놓았다. 나는 이런 모습을 보면 늘 인간애를 느낀다. 안트는 “여기는 돈과 물자가 부족할 뿐이지,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네.”라고 말했고, 나는 즉시 공감했다.
드디어 조지아식 만두인 킨칼리를 먹었다. 지난해에도 왔던 식당인데 너무 맛있어서 이번에도 다시 찾았다. 꽤 유명한 식당인지 화장실에 가는 길에 지나친 내부는 무척 화려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번처럼 길가의 테라스 자리에 앉아 식사했다. 차 소리와 매연 때문에 시끄럽고 불편했지만, 실내는 소파 좌석이라 오히려 식사하기가 불편해 보였기 때문이다.
킨칼리는 약간 두껍게 빚은 반죽 안에 만두소와 육즙을 가득 넣어 쪄내는 전통 음식이다. 꼭지를 포크로 단단히 찍고 국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도록 흡입하며 먹는 것이 핵심이다. 손으로 꼭지를 잡고 먹어도 괜찮다. 안트는 포크와 나이프로 잘라 먹느라 아까운 국물을 접시에 모두 흘려버리고는, 그 국물을 찍어 먹을 빵이 필요하다고 고시랑거렸다. 게다가 꼭지까지 전부 씹어 먹었다. 꼭지는 속까지 잘 익지 않은 두꺼운 반죽 덩어리라 맛이 없어서 현지인들은 먹지 않는다. 우리는 고기 킨칼리 한 접시와 버섯과 고수를 넣은 킨칼리 한 접시를 주문했다. 호기심이 생겨 가지와 호두로 만든 요리도 함께 시켜 보았다. 맛도 좋고 모양도 예뻐서, 나도 집에 돌아가면 한번 만들어 친구들과 나누어 먹고 싶어졌다.
오후 5시 10분 기차를 타고 터키 국경 가까이에 있는 바투미로 향했다. 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조지아의 풍경은 온통 밝은 초록색이었다. 트빌리시를 떠난 직후에는 산에 나무가 거의 없고 마치 양탄자처럼 초록 풀만 덮여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모습이 무척 신기했다. 서쪽 흑해 방향으로 이동할수록 산에는 울창한 숲이 나타났다. 침엽수가 거의 없어 산 전체가 밝은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활엽수와 잡목이 뒤섞인 숲은 다양한 초록색이 변화 있게 어우러져 있었고, 가끔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면 연둣빛으로 반짝였다. 산은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가파르고 웅장했으며, 넓지 않은 평야 너머에는 낮은 집들이 산을 배경으로 얌전히 모여 있는 것이 예뻤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굽이치는 강도 눈에 들어왔다. 비가 와서인지 강물은 흙빛을 띠며 힘차게 흘러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 해가 지고 밖은 순식간에 깜깜해졌다. 우리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바투미역에 도착했다.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적극적으로 손님을 붙잡으려는 택시 기사들의 영접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는 결제도 안전하고 의사소통도 편한 얀덱스 택시를 이용해 호텔로 향했다. 호텔은 바닷가 근처의 구시가지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었다. 아직은 제법 쌀쌀한 곳인지 침대에는 이불 위로 폭신한 담요가 한 겹 더 덮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마음부터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a19779d144b63-67749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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