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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III 167 - 타운스빌로 이동 2025/12/9Our Journey 2025. 12. 10. 20:39
안트:
버스를 갈아 탈 테넌트크릭으로 가면서,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 뭘 하며 기다리나 생각해봤다. 버스가 그렇게 비어 있으니 우리만 덩그러니 내리게 될 것 같았고, 그 시간엔 문 연 곳도 없을 테니 완전한 어둠 속에서 어딘가 밖에 앉아 있게 되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닐까? 호주만큼 독사 많은 곳도 없는데?
환승 장소는 24시간 운영하는 BP 주유소였다. 먹을 것도 있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도 있었다. 우리는 거기서 일도 조금 하고, 펭귄 글도 마무리했다. 아주 좋았다!
버스는 새벽 3시에 출발하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주유소에 있던 중 들국이 이메일 하나를 발견했다. 버스가 45분 일찍 출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메일은 이미 저녁 6시에 발송됐는데, 우리는 버스 안에서 인터넷이 안 돼서 미처 보질 못했다. 뭐, 이미 도착해 있었으니 괜찮았다.
첫 번째 버스는 좀 오래된 편이라 인터넷으로 안내했던 것들이 다 없었다. 와이파이도 없고, 가죽 시트도 아니었고, USB 충전 포트는 몇 개는 고장 나 있었다. 넓다던 다리 공간도, 음… 한국 버스가 훨씬 좋았던 것 같다. 화장실은 있긴 했지만, 기사님은 우리가 웬만하면 쓰지 않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그 대신 정차를 자주 해줘서, 밖에서 화장실은 충분히 다녀올 수 있었다.
두 번째 버스는 비교적 새 버스라 시설은 훨씬 나았다. 다리 공간이 더 넓은 건 아니었지만, 와이파이는 계속 터졌고 아웃백에서도 잘 연결됐다. 무엇보다 내부 화장실이 제대로 된 편이었다. 대신 18시간 동안 정차가 단 두 번뿐이라 외부 화장실 갈 기회는 많지 않았다.
전체 거리의 절반쯤 갔을 때 광산 도시 마운트 아이사에 도착했다. 여기는 이미 퀸즐랜드 주다. 여기부터는 마을도 종종 나타나고, 철도도 있다. 하지만 마운트 아이사까지는 사실 꽤 외롭다. 예를 들어 버스도 이 구간은 일주일에 한 번만 운행한다. 그래서 혹시 이 구간은 아예 비포장길이 아닐까, 흙길로 달리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이 지역 풍경은 북쪽보다 훨씬 건조했다. 때로는 지평선까지 완전히 평평한 노란빛의 말라버린 초원이 펼쳐졌다. 가끔은 나무가 듬성듬성 있는 풍경도 나왔다. 여기도 역시 목축이 전부인데, 소의 밀도는 아주 낮았다. 작은 무리 하나가 보이고, 그 외엔 사방이 텅 비어 있는 식. 한번은 외따로 서 있는 숫소 한 마리가 보였고, 마침 카메라 전원이 켜져 있어서 금방 찍을 수 있었다.
마을 집들 중 상당수가 기둥 위에 지어져 있었다. 사람들이 2층에서 생활하는 구조다. 이유는 아직 모르겠다. 혹시 뱀 때문일까?
해가 지기 직전, 철길에서 마침내 화물열차 하나와 마주쳤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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