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69 - 마그네틱 아일래드 2025/12/11
    Our Journey 2025. 12. 12. 12:22

    안트:

    오늘은 관광을 하기로 했다. 한 가지 옵션은 매그네틱 아일랜드였는데, 타운스빌 앞바다에 있는 섬이다. 섬의 대부분은 산지로 이루어진 국립공원이고, 가운데에는 해발 거의 500m에 이르는 마운트 쿡이 있다. 바다 쪽으로 내려가면 몇몇 만(bay)이 있고, 그곳에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거주한다.

     

    타운스빌에서 출발하는 승객용 페리를 타면 20분 만에 섬에 도착한다. 차를 가지고 들어가고 싶으면 더 느린 자동차용 페리를 타야 한다. 각 만을 따라 도로가 나 있고 그 위로 버스도 다닌다. 하지만 우리는 전동자전거를 빌렸다. 나로서는 여기서 좌측통행에 참여해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교통량이 많지 않다. 그리고 들국에게는 전동자전거를 처음 타볼 기회이기도 했다. 게다가 자전거로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국립공원에는 북호주에서 가장 큰 코알라 개체군이 살고 있다. 서식지로서 보호받는 곳이라 일부러 그곳에 풀어놓은 것이다. 북동쪽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방어 시설로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가 있다. 이 길을 따라 코알라가 특히 많다고 해서 이 길은 인기가 높다.

     

    그곳에서는 관광객들이 나무 오른쪽 왼쪽을 계속 살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숲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야 한다는 조언을 듣게 된다. 실제로 사람들이 다니면서 생긴 샛길도 있었다. 그 길을 가다 보면 또 언젠가 누군가가 코알라를 봤다며 어디 있는지 알려준다. 우리는 심지어 어떤 사람들이 직접 그 자리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 정말 친절했다.

     

    우연히, 우리는 또 다른 세계 여행 중인 독일 커플인 외즐렘과 카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카안이 우리에게 코알라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려주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내는 소리가 코알라에게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직접 경험했는데, 어떤 코알라 바로 2m 앞에서 20분 동안 떠들어대도 그 잠자는 녀석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잠을 계속 잤다는 것이다.

     

    코알라를 찾을 때 우리는 위쪽 나무만 계속 살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동물들이 사람 눈높이 정도 낮은 곳에 앉아 있었다. 아마도 너무 더워서 그런 것 같다. 아래쪽이 더 그늘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 방어 시설이 있는 곳까지 계속 걸어갔다.

     

    오늘은 어제처럼 바람이 많이 불지도 않았고, 숲속에서는 바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진짜 얼마나 더운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날씨 앱에 따르면, 기온 32도에 습도 63%였다. 길은 한 방향으로 2km였고, 마지막에는 자전거 있는 곳에 다시 도착했을 때 정말 기뻤다.

     

    그 후에는 한동안 내리막길이 이어졌고, 주행풍 덕분에 시원함을 느끼면서 바다 끝자락인 홀스슈 베이까지 내려갔다. 편의점에서 들국이 우리 먹을 것을 사왔고, 그곳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자리, 약한 바람, 해수욕장이 보이는 전망, 그리고 지붕도 있어서 쉴 수 있었다. 잠시 뒤 외즐렘과 카안도 버스를 타고 와서 우리는 다시 오래 이야기를 나누며 이것저것 유익한 조언도 많이 들었다.

     

    돌아올 때는 두 개의 산을 지나 전동 모터의 도움을 받으며 쭉 달려왔다. 전체로는 15km였다.

     

     

    들국:

    타운스윌에 오면 꼭 가봐야 한다는 마그네틱 아일랜드에 가기로 했다. 재빠른 꼬마캥거루도 있고, 코알라도 있고, 전쟁 유물도 있고, 아름다운 해변도 있다고 하는데 난 좀 시큰둥했다. 캥거루는 앞으로 길에서도 자주 볼 것이고, 코알라는 운 좋으면 발견하고, 발견한대도 죽은 듯이 자고 있을 것이고, 전생유물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지겹도록 보았고, 아름다운 해변은 사면이 바다인 호주에서 노상 볼 것이고… 

     

    내가 왜 이렇게 시큰둥할까 생각해봤더니 날씨가 너무 더워서였다. 30도가 넘는 기온은 이번 여행에서 늘 있었던 일이지만 호주에 오니 햇볕이 유난히 따갑게 느껴졌다. 자외선 인덱스가 13이라던가, 아무튼 내가 독일에서 상상하던 것 이상이었다. 이런 날씨에 하루종일 하이킹을 하다니, 우린 머리가 좀 어떻게 된 사람들 아냐?

     

    안트는 계획 짜느라고 신이 났다. 자전거가 타고 싶은 것이다. 걷는 거 보다 시원하단다. 근데 난 자동차 도로에서 생전 처음 좌측통행으로 자전거를 타는 게 좀 불안했다. 나는 나이 먹으면서 나의 유연성과 순발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기분을 모르는지, 아님 눈치 채고 일부러 그러는 건지 안트가 명랑하게 말을 걸었다. 

    „당신 이제 더위에 적응이 다 된 것 같아. 그렇지?“

    내가 생각만 하고 있던 것이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툭 나왔다.

    „당신 다음 생에서는 한참 연하의 여자와 결혼하거나 남자랑 결혼하길 빌어.“ 

    그리고는 둘이 손에 손을 잡고 대화하며 산 길을 걸었다.

     

    조금 가다가 안트가 알아둔 자전거 대여소에서 전동자전거를 빌렸다. 전동자전거는 처음 타는 거라 불안했지만 타보니 보통 자전거와 똑같았고, 에너지 공급이 안정적이어서 휘청거리지 않고 도리어 타기 쉬었다. 꼬불꼬불 산길을 오르내리는 것이 재미있었으나 그래도 긴장을 풀지 않고 조심해서 탔다. 

     

    하루종일 자연을 벗삼아 보낸 섬 탐방은 보람 있었다. 코알라도 그렇게 가까이서 오랫동안 본 것은 처음이었다. 호주에선 현지인이나 관광객이나 코알라에 진심이다. 코알라를 발견하면 남에게 꼭 알려주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우리는 독일에서 여행 온, 박학다식한 젊은 커플을 만나 코알라 공부를 정식으로 할 수 있었다. 역시 독일사람들은 철저해. 

     

    코알라 찾기를 마치고 각자 다른 길로 섬을 탐방하느라 헤어진 그 커플을 산에서 내려와서 다시 만났다. 유난히 예의 바르고 사려 깊은 젊은이들이라 내가 감탄했는데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우리는 그늘 밑 벤치에 앉아서 오래 대화했다. 그 친구들은 캠핑카를 빌려서 여행하는 중이어서 그들의 경험을 듣는 것이 재미있었다. 

     

    우리는 자전거를 반납하고 페리항으로 걸어갔다. 근처에 꼬마캥거루 서식지가 있다고 아까 들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냥 다음 페리를 타고 육지로 돌아왔다. 저녁은 한국 레스토랑에서 불고기와 비빔밥을 시켜 반씩 나눠먹고, 다음 버스에서 먹을 빵과 과일, 물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93b6e8e855320-03611131?s=315c6abc4e1a6c8416e48ec900856d6f0532a0c2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