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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V - 수라바야Our Journey 2026. 4. 20. 09:03
안트:
수라바야는 자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고, 자바의 모든 철도 노선이 이곳을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다. 여기서 자카르타까지 기차로 하루 만에 이동할 수 있다. 또 우리가 하려고 하는 브로모 화산 관광도 수라바야에서 출발한다.
갈 때는 여기서 하루 만에 발리의 호텔까지 이동했는데, 그건 너무나 고된 강행군이었다. 돌아올 때는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할 것 같아서 이동을 이틀에 나누어 하기로 했다.
첫날에는 리조트가 있던 덴파사르에서 버스를 타고 발리 서쪽 해안으로 이동한 뒤, 페리를 타고 자바로 넘어갔다.
버스는 꽤 작은 편이었고, 운전기사는 아마 발리에서 가장 빠른 버스 기사였던 것 같다. 체감상 이동 시간의 절반은 반대 차선으로 넘어가 추월하면서 달린 느낌이었다. 맞은편에서 오는 스쿠터나 심지어 자동차들도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갓길로 비켜야 했다. 다행히 속도는 시속 50km 정도였고, 운전기사는 30대 중반쯤 되어 보였으니 최소 10년은 그렇게 운전하며 살아남은 셈이다. 이동 시간은 약 5시간이었고, 예정 시간보다 2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자바로 가는 페리는 사실상 쉴 새 없이 운행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간표 없이, 그냥 아래쪽 차량 갑판이 꽉 차면 바로 출발하는 방식이다.
자바 쪽 도착지인 케타팡은 작은 산업 도시라 호텔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도시 남쪽에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리조트가 있었는데, 1박에 35유로 정도라서 거기로 예약했다.
호텔까지 가는 길은 조금 이상하게 전개되었다. 페리 터미널을 나오자마자 흔히 있는 택시 기사들이 몰려들었다. 외국인 관광객을 보면 항상 좋은 돈벌이 기회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우버(호주)나 그랩(동남아 전역) 같은 앱 기반 차량 서비스를 선호한다. 가격과 소요 시간이 미리 정해져 있고, 기사도 요금을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택시 기사들을 거절하고 그랩을 불렀다.
몇 분 뒤 한 운전자가 도착했는데, 영어는 전혀 하지 못했다. 우리가 차에 타자마자 앞에 작은 화물차가 가로막고 서서 출발을 못 하게 했다. 운전기사는 꽤 난감해하며 우리가 내려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나는 그랩 관련 사기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상황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몰랐다. 한참을 실랑이한 끝에, 이곳에는 일종의 ‘택시 마피아’가 있어서 페리 터미널(올 때는 기차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에서는 그랩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걸 이해하게 되었다. 결국 우리는 짐을 들고 몇 백 미터 정도 걸어서 이동한 뒤에야 그랩 차량에 다시 탈 수 있었다.
리조트는 꽤 잘 꾸며져 있었지만 손님은 거의 없었다. 지금은 인도네시아 여행 성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식당은 결혼식 때문에 저녁 8시까지 이용할 수 없었다. 대신 수영장은 여유롭게 쓸 수 있었다. 다른 사람도 없었다.
호텔이나 식당이 이렇게 한산하면 주방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 다양한 메뉴를 위해 식재료를 충분히 준비해 두기 어렵고, 음식이 여러 번 재가열될 가능성도 높다. 외국인의 민감한 위장에는 그다지 좋은 조건이 아니다.
다음 날에는 오전 11시에 기차를 타고 수라바야로 이동했다.
수라바야에서는 교통을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그 방식이 보행자에게 너무 불편해서 거리에서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미 올 때도 택시가 이상하게 우회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주요 도로들이 모두 다차선 일방통행이라 교차로에서 직진이 불가능하고, 좌회전이나 우회전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호등이 필요 없고 차량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대신 대부분의 경우 크게 돌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보행자는 어떻게 길을 건널까? 차량과 스쿠터가 멈추지 않는데 말이다. 어떤 곳에는 육교가 있고,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도 있긴 하다. 다만 이런 시설은 교차로가 아니라 그 중간 지점에 있다. 예를 들어 교차로에서 직진하고 싶어도, 먼저 옆으로 돌아 100미터쯤 걸어가서 길을 건넌 다음 다시 돌아와야 한다.
보행자 신호는 버튼을 누르면 거의 바로 바뀌지만, 자동차와 특히 스쿠터는 신호가 빨간불이 되어도 바로 멈추지 않는다. 사람이 실제로 도로에 발을 들여야 비로소 멈춘다. 그리고 한 차선을 벗어나면 곧바로 다시 출발한다. 이곳에서는 신호등 자체를 일종의 설계 결함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보행자가 거의 없는 것도 이해가 간다.
게다가 교통량의 대부분이 자동차가 아니라 스쿠터라는 점도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효율성은 높지만 훨씬 더 혼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 물론 이 스쿠터 운전자들이 모두 자동차를 몰기 시작하면 교통은 완전히 마비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보행자가 길을 건너는 건 오히려 더 쉬워질지도 모르겠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9bca84c634980-5952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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