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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V - 싱가폴Our Journey 2026. 4. 20. 09:07
안트:
이 나라는 물가가 꽤 비싸지만, 우리는 다시 이틀 정도 싱가포르에 머물기로 했다. 편의를 위해 지난번과 같은 호텔로 갔다.
첫째 날 아침에는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에만 있지 않기 위해 밖을 좀 걸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하철을 몇 정거장 타고 간 뒤 공원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이 공원은 생각보다 꽤 흥미로워서 예상보다 오래 머물렀다.
도착한 근처에는 지도에 표시된 ‘명소’ 하나가 있었는데, 이름은 Tree Tunnel이었다. 가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아래가 뚫린 원형 구멍을 통해 위쪽의 나무를 올려다보는 구조였고, 내부에는 계단이 있어서 중간쯤에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한 젊은 여성이 그 자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누가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전형적인 인스타그램 촬영 장소였다. 우리는 금방 자리를 떴다.
공원 안에서는 흥미로운 장면도 봤다. 한 나무에 꽃, 막 자라나는 열매, 그리고 완전히 익은 열매가 바로 옆에 동시에 달려 있었다. 여기는 적도 근처라 항상 기온이 비슷하다. 그렇다면 식물이 굳이 순서대로 자랄 필요 없이 동시에 여러 단계를 거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가니 스파이스 가든이 있었다. 거기서는 다양한 향신료 식물들을 볼 수 있었는데, 카카오 나무도 있었다. 그 나무에도 한 줄기에서 서로 다른 성장 단계의 열매들이 함께 달려 있었다.
걷는 동안 아주 예쁜 수탉들도 여러 번 마주쳤다.
공원을 나올 때쯤에는 거의 점심시간이었고, 우리는 강 쪽으로 걸어가면서 식당을 찾았다. 그러다가 만두, 즉 속을 채운 밀가루 반죽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발견했다. 다섯 가지 종류가 한 접시에 나왔는데 모두 굽거나 튀긴 것이었다. 각각의 속 재료가 매우 독특한 맛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왜 늘 비슷한 재료만 만두에 넣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강을 따라 산책하면서 오후 일정인 아트사이언스 뮤지엄으로 향했다. 이 건물은 마리나 베이 샌즈 바로 옆, 마리나 베이에 자리 잡고 있었고 위로 펼쳐진 손 모양처럼 생긴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세 개의 전시를 관람했다. 상설 전시는 빛과 영상으로 구성된 여러 공간으로, 주로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느낌이었다. 마지막 방에 있던 빛 설치 작품만이 조금 더 오래 머물며 감상할 만했다.
두 번째 전시는 영국에서 온 순회 전시였는데, 죽은 곤충을 초접사로 촬영한 사진들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작가가 현미경 렌즈를 사용해 한 장당 8000장의 사진을 찍고, 이를 3주에 걸쳐 합성한다는 설명 영상도 있었다.
마지막 전시는 미래 자동차와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것이었다. 큰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자율주행차로 가득 찬 다소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를 그린 내용이었다. 심지어 자동차들이 정신적인 치료를 받는 설정도 있었다.
저녁에는 한국 여행 블로그에서 보고 들국이 꼭 먹어보고 싶어 했던 싱가포르 음식인 바쿠테를 먹으러 갔다. 돼지갈비가 들어간 맑은 국물 요리였고, 여러 가지 반찬을 곁들여 먹었다. 가게를 운영하는 가족의 할머니가 계속 와서 국물을 더 부어주었다. 꽤 맛있었다.
이번에는 들국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둘째 날에는 야외 활동을 하지 않고 바로 뉴 아트 뮤지엄 싱가포르으로 갔다. 그곳에서는 인도네시아 출신 두 작가가 니켈 산업과 팜유 산업을 통해 자국이 어떻게 착취되고 있는지를 다룬 전시를 하고 있었다.
특히 한 영상 작품이 인상 깊었다. 등장인물은 팜유 농장 노동자, 생산성을 높이려는 과학자, 야자수를 대변하는 숲의 여신, 그리고 다섯 개의 머리가 층층이 쌓인 인공지능 같은 존재였다. 현대적인 계급 투쟁처럼 보였는데, 전통적인 ‘악덕 자본가’ 대신 인공지능과 과학자가 그 역할을 맡고 있는 설정이 인상적이었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9bcb36b13f022-31446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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