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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니에게 가는 길 V - 방콕
    Our Journey 2026. 4. 21. 10:33

    들국:

    방콕으로 가는 길은 그다지 순탄하지 않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바쁘게 아침식사를 하고 5일간 정들었던 호텔을 떠났다. 호텔에서 머지 않은 모노레일 정류장으로 걸어가서 기다리는데 10분 간격으로 온다는 모노레일이 15분이 넘어가도 오지 않자 이러다가 기차를 놓치지는 않을까 슬슬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을 위안삼아 조금 더 기다리니 드디어 왔다. 모노레일 역에서 기차역까지 가는 길은 멀지는 않았지만 꼬불꼬불 좀 복잡했는데 나는 안트만 믿고 그냥 따라다녔다. 

     

    태국 국경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고 5시간 남짓 달려렸다. 바깥에 보이는 숲이란 숲은 죄다 야자수림이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전세계가 소비하는 퍔유 생산이 거의 다 이루어진다고 안트가 설명해줬다. 국경도시 파당베자에 도착해서 34도쯤 되는 더위에 에어컨도 없는 대합실에서 4시간을 기댜렸다. 사람이 많아서 출입국 수속이 늦어진다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기차가 떠날 시간을 훌쩍 넘겼는데도 출입국 수속조차 시작하지 않으니 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거기서 타야 하는 하트야이장칭 행 기차를 놓치면 우리는 방콕행 밤기차를 탈 수 없을 것이다. 방콕행 기차표 구하기가 어려워 우리는 쿠알라름푸르에서 5일이나 기다렸던 것이다. 우리는 향후 1주일 이후의 모든 교통편과 호텔을 다 예약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언젠가 굳게 닫혔던 문이 열렸고 우리는 출입국 수속을 밟을 수 있었다. 예상외로 출입국수속은 수월하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우리는 무사히  하트야이장칭 행 기차에 올랐다. 우리가 탔던 기차들 중에 가장 낡은 기차 같았다. 에어컨은 물론 없어서 모든 창문을 다 열어놓고 갔다. 45분 후에 하트야이장칭 역에 도착했고, 우리는 곧바로 방콕행 밤기차에 오를 수 있었다. 

     

    방콕행 밤기차는 재미있게 생겼다. 양쪽 아래위로 침대가 세로로 줄줄이 붙어 있는 형태였다. 낮에는 위침대를 접어두고 아래에 난 의자에 앉아서 가다가 저녁시간이 되니까 친절한 직원들이 다니면서 아래쪽 의자를 맞붙여서 침대로 만들고, 위에 접어둔 침대를 펴니까 거기서 베게, 이불보, 이불이 나왔다. 우리 자리는 둘 다 윗침대였고, 서로 마주 보는 위치였다. 각 참대마다 커튼이 쳐져서 프라이버시도 보장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잘 잘 수 있었다. 하루종일 더위에 기차 타고 기다리느라고 피곤하기도 했겠지. 

     

    아침 일찍 방콕에 도착해서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갔다. 지하철은 외국 신용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해서 편했다. 호텔에서 호텔 아침식사를 사먹고 관광을 시작했다. 

     

     

     

    안트:

    이번에는 대략 8시쯤 방콕에 도착했다. 우리는 곧바로 지하철로 걸어갔다. 방콕 지하철에서는 역 안 자동 개찰구에서 승차권을 제시해야 한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어서 아주 간편하다. 다만 이번에는 애플페이가 작동하지 않아서 처음에 조금 당황했다. 승강장에 가 보니 지하철 문이 열리는 위치마다 길고 질서정연한 줄이 서 있었다. 첫 번째 지하철이 도착했는데, 정말 꽉 차 있었다. 몇 사람이 내리고 비슷한 수만큼만 탈 수 있었다. 우리 앞 줄은 조금 짧아졌다. 다행히 열차는 비교적 빠르게 계속 들어왔지만, 다음 두 대도 결국 타지 못했다. 그러다 새로 투입된 듯한 완전히 빈 열차가 들어왔다.

     

    이 경험 때문에 생각이 많아졌다. 이틀 뒤에 같은 역에서 다시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역까지 걸리는 시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면, 혹시 몰라서 호텔에서 아주 일찍 출발해야 했다. 그런데 다음 날 보니 같은 시간대에 우리 역에서는 줄이 전혀 없었다. 마지막 날 출발도 문제없이 잘 이루어졌다.

     

    도착했을 때는 여전히 이른 아침이라 호텔 체크인은 할 수 없었다. 대신 호텔에서 추가 요금을 내고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고, 로비에는 화장실도 있었으며, 짐 보관 서비스도 모든 호텔에 갖춰져 있었다. 우리는 방콕에서의 일정이 아직 없어서 로비에서 그걸 먼저 해결했다. 늦은 오전이 되어서야 밖으로 나섰다.

     

    이날은 특별한 계획이 없었다. 먼저 꽃시장을 보러 갔다. 시장은 항상 관광 명소로 소개되지만, 나는 그런 곳에서 늘 조금 어색하다. 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짐에는 거의 여유 공간이 없다.

     

    시장에는 두 종류가 있다. 현지인들이 실제로 이용하는 시장과 관광객을 위한 시장이다. 꽃시장은 전자에 해당했다. 아마 꽃 상인들이 주로 찾는 곳일 것이다. 일반 소비자가 꽃다발 하나 사려고 방콕을 가로질러 오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정오 무렵에 갔을 때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꽃시장은 차오프라야 강 근처에 있다. 이 강은 방콕을 가로지르는 큰 강으로 주요 교통로이기도 하다. 수많은 배가 강을 따라 여러 정류장에 정차한다. 요금도 매우 저렴하다. 한편 관광객용 보트도 있어서 특정 명소에 들러 잠시 정박하며 승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지하철과 연결된 정류장까지 가는 배를 탔다. 거기서 다시 지하철로 호텔로 돌아와 오후에는 휴식을 취했다. 저녁에는 근처 공원을 산책했는데, 밤이 되자 그곳이 시민들을 위한 일종의 야외 체육관으로 변해 있었다. 그 후에는 야시장을 잠깐 둘러보고, 피니를 위해 나비가 많이 그려진 엽서를 하나 샀다. 가격은 독일에서 사는 것과 비슷했다.

     

     

     

     

    <팽귄을 찾아라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돼요.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9c5e6d8c08f13-6957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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