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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II 121-125 - 5일 부산 2025/10/24-28Our Journey 2025. 11. 10. 23:32
안트:
사실 우리는 한국에서 여러 명소를 관광하고, 기차도 좀 타보고 싶었다. 한국에서는 기차 여행을 꽤 즐겁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번 여행의 목적지께서 점검차 방문을 신청하셨다. 그리고 18개월 된 아이가 혼자 여행할 수 없으니, 아빠와 엄마도 함께 와야 했다. 이렇게 해서 ‘비행기 없이 여행하자’던 우리의 계획은 스스로 모순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불평할 수는 없다. 가족이 우선이라니까.
호주에서 온 세 명과 함께 우리는 먼저 부산에 며칠 머물렀고, 그다음에는 서울에서 지냈다. 부산에선 예술적으로 재구성된 옛 난민촌인 감천문화마을을 방문했다. 에어비앤비에서 나는 거실에 놀이터 시설이 있는 아이 친화적인 숙소를 찾아냈다. 피니는 매우 좋아했다. 하지만 그 집은 산 꼭대기에 있었다. 계곡으로 바로 가는 버스는 아래쪽의 평행 도로를 달렸다. 어르신들이 계단을 너무 많이 오르내리지 않도록, 시에서는 아래 도로와 위 도로를 무료 모노레일로 연결해두었는데, 엘리베이터처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내릴 때 키 큰 사람들은 머리를 숙여야 하는데, 나는 한 번 그것을 아프게 경험했다.
들국:
독일에서 자란 딸아이는 한국을 참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 딸아이는 한국을 처음 경험할 자기 남편에게 한국의 좋은 면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마침 엄마가 한국에 있는 기회에 오면 최적이겠다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돈도 많지 않았지만 아이들을 검소하고 겸손하게 키우고 싶어서, 아이들에게 풍족하게 해주지 못했다. 특히 한국으로 가족여행을 왔을 때도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것을 다 해주지 않았고, 갖고 싶다는 걸 다 사주지도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이 아무 불평을 하지 않았는데도, 내겐 그 기억이 결핍의 미안함으로 남아버렸다. 더 줄 수도 있었는데…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한국에서 딱 한번이라도 맘껏 즐길 수 있을 만큼의 노후자금을 모을 수 있기를 꿈꿨다.
통장을 살펴보니 그 정도의 꿈은 이루어졌다. 그 꿈이 이루어졌고, 마침 딸아이도 그것을 간절히 원하는데 우리의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또한 우리에게 중요한 신념은 우리가 지키는 것이지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자식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우리의 신념과 상대방의 관심사가 맞부딪칠 때, 우리는 우리의 신념을 주장하고 관철시킬 자유가 있다. 그러나 칼자루를 쥔 쪽이 우리라면, 우리가 양보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트가 속으로 얼마나 수긍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들이 오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자 안트는 손주 피니의 편의와 안녕을 위해 돈을 물 쓰듯 쓰면서 준비했다. 참 아름다운 할아버지가 아닐 수 없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90f2361727ac1-9654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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