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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니에게 가는 길 II 116-118 - 3일 경주 2025/10/19-21
    Our Journey 2025. 11. 10. 23:26

    안트:

    우리 여행의 다음 여정지는 부산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옛 신라 왕국의 수도, 경주였다. 신라 왕국은 약 천 년 동안 존재하다가 950년쯤에 사라졌다. 그곳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흙무덤 속에 묻는 전통이 있었는데, 그 무덤들이 지금도 남아 있다. 죽은 사람의 위치가 높을수록 무덤이 더 컸다. 경주 시내는 이런 봉분들로 가득하고, 왕들이 살던 곳이라 규모도 크다. 이 봉분들이 도시의 풍경을 이루고 있다. 경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다.

     

    그런데 먼저, 우리는 그곳에서 아주 특별한 숙박을 하게 되었다. 서울에 대한 두 번째 글에서도 썼듯이, 사람들은 들국을 VIP처럼 귀하게 대접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새로 지어진, 현대적인 감각의 전통 한옥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그 집은 지역의 오래된 양반 가문 소유였다. 

     

    그 가문의 젊은 종손은 바로 옆에 있는 아름다운 옛 가옥 옆에 새롭고 현대적인 전통가옥을 지었고, 세심한 정성으로 꾸몄다. 그 집에서는 손님을 받는데, 언제나 한 가족이나 한 그룹만 묵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그 집을 온전히 우리만 사용할 수 있었다. 원하면 저녁과 아침 식사도 함께 제공받을 수 있는데, 그럴 경우 손님만을 위해 수준 높은 전통식 코스 요리를 직접 차려준다고 했다.

     

    우리는 그 오래된 가문의 본채를 구경했고, 조상 제사를 모시는 사당에도 들어가 볼 수 있었다. 그 가족은 정말 친절하고 따뜻했다.

     

    다음 날, 아주 맛있고 정갈한 아침 식사 후 우리는 경주 시내로 향했다. 그곳의 평범한 호텔에서 이틀을 더 머물며 도시를 둘러보고, 가까운 불국사에도 다녀왔다. 40년 전에 처음 봤던 곳이라, 다시 보니 옛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불국사에는 산 위에 있는 암자, 석굴암이 함께 있는데 8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석굴 안에는 돌로 된 좌불상이 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두 번 다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불상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평온하고 고요한 기운을 뿜어낸다. 아쉽게도 사진을 찍을 수는 없지만, 예를 들어 위키백과에서 사진을 볼 수 있다.

     

    https://de.wikipedia.org/wiki/Seokguram (독일어)
    https://en.wikipedia.org/wiki/Seokguram (영어)

     

    하지만 사진으로는 실제로 그 앞에 섰을 때 느껴지는 감동을 결코 전할 수 없다.

     

    마지막 날에는 왕릉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현대미술관에 잠깐 들렀다. 좋은 커피 한 잔과 함께 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작지만 참 멋진 곳이었다.

     

     

    들국:

    분에 넘치는 선물을 받았다. 경주 효우당에서의 1박과 식사제공이다. 

     

    효우당은 경주시 현곡면 소현리에 위치한 약 600년 역사의 이천서씨 종가로, 조선 초부터 사용된 당호이다. 이 종택에 새로 지어진 단독 한옥 숙소는 마당을 포함해 약 150평 규모이며, 하루 한 팀만 머물 수 있어 프라이빗하고 여유로운 체험을 제공한다. 또한 이곳에서는 전통 가문의 음식 문화를 접할 수 있는데, 종가음식 내림 및 숙박이 결합된 특별한 스테이로 각광받고 있다. 

    https://www.stayfolio.com/findstay/hyowudang?utm_source=chatgpt.com

     

    젊은 종손이 매우 자유롭고 모던한 모습으로 손님을 맞아주었다. 이런 댁의 종손이라면 귀하게 커서 좀 거만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젊은이는 대단히 공손하게 손에 대한 예를 다했다. 우리 전통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일천한 나는 약간 긴장해서 이 댁에 도착했는데 그와 인사를 나누는 첫 순간에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열렸다. 

     

    그는 먼저 옛 종택을 두루 돌면서 거기 얽힌 역사를 설명해주었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 제사 한번 못 보고 자란 내게는 모든 것이 궁금하고 새로웠다. 종택 사당까지 보여주는 호의와 거기 얽힌 에피소드에 나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우리가 머물 새 한옥 숙소는 내가 봤던 최고의 현대식 한옥이었다. 한옥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면서 한옥의 불편함이나 단점을 보완하여 현대식으로 해석해서 지었다. 시공 또한 꼼꼼하고 완벽했다. 건물 뿐 아니라 가구나 소품 하나하나가 고급스런 예술공예 작품이었다. 나는 밤에 깨어 화장실에 갔다가 낮에 눈에 뜨이지 않았던 미니멀리스트적 장식에 반해서 불을 있는 대로 다 켜고 사진 찍느라고 잠이 다 깼다. 

     

    건물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것은 이 댁에 600년 전통으로 내려오는 종갓집 음식상이었다. 우리나라 전통적 음식이라는데 내가 몰랐던 음식도 꽤 있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식 미감에 어긋나지 않는, 육해공군이 다 등장하는 매우 푸짐한 식단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를 장만한 종부의 이력이 독특했다. 이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인데 호리호리하고 젊은 모습이 내가 상상했던 대갓집 맏며느리와는 너무도 달랐다. 종부나 종손이나 모두 양반식 예의범절을 깍듯이 지키면서도 조근조근 재미있는 얘기들을 풀어놓으시며 많은 것을 보여주고 설명해주셨다. 

     

    이튿날 아침에는 대갓집의 전형적인 아침밥상을 차려주셨다. 저녁상에 비해서 단촐했는데 입으로 술술 들어가는 편안한 식단이었다. 아침에는 커피와 빵을 선호하는 안트도 이런 아침상이면 매일 먹을 수 있겠다고 했다. 어제밤에 ‚고등어를 금하노라’는 내 책에 대해 대화한 덕분에 아침부터 구운 고등어 자반을 대접받는 호사를 누렸다. 

     

    효우당에서의 숙박은 누구나 기뻐할 경험이겠지만, 한국 전통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일천한 내게 특별히 의미 있는 선물이었다. 감사드립니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90dfd857a5e36-51473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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