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43-144- 비엔티안 2025/11/15-16Our Journey 2025. 11. 17. 17:14
안트:
비엔티안은 라오스의 수도로, 태국 국경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우리가 루앙프라방에서 탑승한 중국-라오스 철도의 종착역이 바로 이곳이다. 루앙프라방 기차역의 입구 홀은 우리와 같은 기차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매우 붐볐다. 모두가 이미 좌석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게이트가 열리기 25분 전부터 착하게 줄을 서 있었다.
비엔티안 기차역은 시내 중심에서 15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우리는 앱으로 호출한 택시를 이용하였다. 간편하고 신뢰할 수 있었으나, 요금이 8유로가 넘어서 상당히 비쌌다. 그 이유는 아마 정부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되며, 택시의 평균 속도가 15km/h 정도로 매우 느렸기 때문이다. 한 시간이나 소요되었으며, 차라리 내 자전거가 더 빨랐을 것이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좀 불쾌했다. 신중하게 선택한 호텔이었으나 이미 만실이어서 우리에게 줄 객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프런트의 젊은 직원은 우리 기분 상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다른 호텔을 찾아주고 택시를 불러 비용까지 지불해 주었으며, 작은 위로 선물도 주었다. 하지만 다른 호텔은 우리가 선택한 곳이 아니었고, 위치가 나쁘며, 방에서는 모기 열 마리를 제거하고 외부로 난 구멍을 막아야만 안전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라오스에 온 후로 우리는 말라리아와 뎅기열 위험 지역에 있었기 때문이다.
저녁은 호텔에서 식사하였다. 메뉴는 상당히 많았지만 가격이 다소 높았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도 프런트 직원이 안내해줬다. 호텔은 비교적 새로 열었으며 손님이 적어 모든 음식을 빠르게 조리할 수 없었고, 아침 식사 또한 부실했다. 식당의 음식 양은 서양인 기준으로 다소 적었고, 들국이는 약간 속은 기분이 들었으나 나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원래 많이 먹는 편이어서 이러한 기회에 적게 먹어도 충분하며, 아마 더 건강할 것이라는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직원들은 매우 친절하고 성실했다.
비엔티안은 관광적으로 볼거리가 많지 않으며, 다소 쓸쓸한 도시이다. 우리의 첫 목적지는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동안 미국이 라오스에 투하한 폭탄에 대한 정보 센터였다. 우리는 걸어서 이동하였고, 도중에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라오스에 투하된 폭탄의 양은 매우 많으며, 라오스는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폭격당한 나라이다. 폭발물 제거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피해자 수도 많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의수·의족 등 보조기구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센터에는 기부함이 있으며, 전체 재원의 25%가 실제로 제거 작업에 사용된다.
점심은 쇼핑몰에서 먹었는데, 롯데리아가 있었다. 비한국인을 위해 설명하자면, 롯데는 주로 식품과 백화점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이다. 우리는 불고기 버거와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을 주문하였다. 여기서도 음식 양은 상당히 작았으나, 라오스인에게는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현지 음식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걸어 중앙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14번 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내일 우리가 태국으로 넘어갈 라오-타이 우정의 다리까지 운행하며, 그 이후 비엔티엔 부처공원까지 이동한다. 나는 사진을 찍기 좋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이 장소를 선택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들국도 만족하였다. 공원은 1954년에 조성되었으며, 비엔티엔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이다. 공원은 메콩강 바로 옆에 위치하며, 2024년에는 홍수로 침수되기도 하였다.
나는 항상 교통 문제에 대해 불평하는 편인데, 이곳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이 도시에서 자동차는 여전히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다른 교통 수단보다 우선시된다. 이미 교통 체증이 있으며, 외화로 구매한 비싼 자동차도 많이 운행 중이다. 라오스에는 석유 생산이 없어 휘발유를 모두 수입해야 한다. 스쿠터 이용도 많고, 운전자는 대체로 여성이며, 남성은 차를 살 여유가 생기면 차를 운전하는 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비엔티안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차량이 픽업 트럭이라는 점이다. 미국식 대형 트럭으로, 나는 이를 ‘어린이 사고 위험 차량’이라고 부른다. 운전자는 자동차 앞에 서 있는 아이들을 제대로 볼 수 없으며, 아이가 부딪힐 경우 거의 생존 가능성이 없다. 이러한 차는 시골에서조차 필요하지 않다. 기차를 통해 본 주변 지역에는 거의 차가 다니지 않았다.
도로 상황은 자동차가 아직 문명화되지 않은 도시의 교통과 같았다. 예를 들어 보도 위에 완전히 주차하여 보행자가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다만 희망적인 점은, 현재 구축 중인 버스 고속체계(BRT)가 있다는 것이다. 큰 도로 중앙에 버스 전용 차선과 정류장이 설치되어 있으며, 현재 시험 운영 중이다. 보도 상태는 대부분 매우 열악하고, 보행자 신호등도 드물지만 곳곳에서 보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행운을 빈다.
들국:
비엔티안에 온 도착한 이후로 웃을 일이 별로 없었는데 부처 공원에 오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1954년에 조성한 붓다공원엔 부처님, 코끼리 등의 매우 거대한 조형물이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줄을 지어 서있었다. 여기를 봐도 재밌고 저기를 봐도 재밌었다.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는 잘 모르겠고 그냥 재미있었다.
붓다공원에 면한 메콩강변으로 나갔다. 엄청나게 넓은 강이 고동색으로 서서히 흘러가는 모습에 나는 살짝 오싹해졌다. 이 너른 강이 범람하면 참 무섭겠다 싶었다. 홍수터로 비워놓은 면적이 강의 규모에 비해서 턱없이 적어 보였다. 태국 쪽으론 바로 도시가 보이는 것이 혹시 그쪽으론 홍수터 자체가 없는 건 아닐지 남의 나라 일인데도 걱정이 됐다.
루앙프라방에서 먹은 음식들은 대체로 다 맛있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맛있게 먹은 것은 베트남식 국수와 태국식 음식들이었다. 라오스에선 음식점에 들어가면 여러나라 음식들을 골고루 팔았다. 한번은 라오스 전통음식을 한번 먹어보고 싶어서 특별히 라오스식 국수를 한 접시 시켰다. 안트가 괜히 말리면서 맛없어도 자기 음식이랑 바꿔 달라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안트 말이 맞았다.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안트가 주문한 튀긴 춘권이 너무 맛있게 보였다. 비엔티안에 와서는 별로 식욕이 없었는지 적당한 음식점을 찾지 못했는지 그냥 적당히 끼니를 때우는 정도로 먹었다.
내가 중국 신장 지방에 들어서면서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하는 것을 읽은 친구가 중국 동남쪽으로 오면 좀 나아질 거라고 했었다. 그 말대로 한국에 가까워갈수록 내 입에 낯선 양념과 향신료가 슬슬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한국을 떠나 남하하는 지금도 음식이 내 입맛에 편안하다. 태국으로 가면 더 나아질 것 같다. 태국음식은 독일에서도 낯선 음식이 아니니까.
라오스는 이번 여행에서 본 나라 중에 제일 가난한 나라인 것 같아서 조사해봤더니 정말 그렇다. 루앙프라방에서 박물관 내용이 부실하다고 불평한 것이 반성되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박물관 정비할 여력이 있을까? 그리고 이들이 가난한 것은 게을러서가 아닐 것이다. 미국이 벌인 비밀전쟁의 피해를 아직도 입고 있지 않은가?
코프(Cooperative Orthotic and Prosthetic Enterprise) 방문자센터에서 모든 안내판이 라오스어, 영어, 한국어로 되어 있어서 놀랐다. 알고 봤더니 한국국제협력단 KOIKA가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었다. 사실 한국국은 월남전에서 미국을 도와 싸운, 라오스의 적국이었다. 그런데 한국 국가기관이 라오스 불발탄 피해자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진실을 알리고 후유증 치료에 전념하는 모습이 한국인인 내게 좋아보였다.
코프 방문자 센터에 다녀온 후에 강대국들의 만행에 희생되는 약소국들과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었다. 그간 나와 관계가 전혀 없던 나라 라오스와 연대하리라고 다짐하며 이런 것이 여행의 순기능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Our Journe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46 - 방콕 2025/11/18 (0) 2025.11.19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45 - 태국 입국 2025/11/17 (0) 2025.11.17 피니에게 가는 길 - 팽귄 사이트 사용법 (3) 2025.11.17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42 - 루앙프라방 2025/11/14 (0) 2025.11.16 피니에게 가는 길 III 141 - 루앙프라방 2025/11/13 (0) 202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