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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III 161 - 발리로 이동 2025/12/3Our Journey 2025. 12. 8. 14:18
안트:
오늘은 인도네시아 여행의 마지막 구간, 수라바야에서 발리 우붓까지 이동하는 날이었다. 처음에는 이 구간이 그저 짧은 거리라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가장 고된 여정이 되고 말았다.
여정은 이번에도 기차로 시작되었다. 인도네시아의 기차역은 꽤 흥미롭다. 승강장이 매우 좁고 높다. 승강장에서 기차로 계단 없이 바로 탑승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승강장에서 다른 승강장으로 이동하려면 철로를 건너야 하고, 이를 위해 일정 간격으로 승강장이 낮춰져있다. 물론 그 자리에 기차가 정차해 있을 경우에는 기차 내부를 통해서 가야 하며, 이때 기차가 바로 출발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현지인들은 안내 방송을 이해하니 그런 위험한 상황을 잘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동자와 지방으로 들어서면서 철도망은 더 이상 잘 갖춰져 있지 않았다. 기차는 시속 80km 정도로 달렸다. 주변 풍경은 약간 산지였고, 자바의 유명한 화산들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러나 그중 하나를 잠깐 볼 수 있었던 것이 전부였다. 이 지역도 농업이 매우 활발하여,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논과 기타 작물이 섞여 있는 풍경이 이어졌다.
종착역은 케타팡이었다. 이곳에는 발리 길리마눅으로 향하는 페리터미널이 있다. 항구는 기차역에서 약 500m 떨어져 있었으나, 우리는 그래도 차량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랩에서는 오토바이만 호출할 수 있었다. 우리는 페리 시간에 맞춰야 했기 때문에 서둘렀다. 하지만, 출항 시간은 인터넷에서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전해 들리는 정보뿐이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 운전기사에게 바로 요금을 물어보았다. 20000루피아라고 했는데, 다소 비싸게 부른 것 같았으나 1유로 정도여서 그대로 수락했다. 그는 우리를 자신의 차량으로 안내했는데, 운전자가 뒤에 앉는 형태의 모터릭샤였다. 가방 하나는 운전대 앞에 올려놓고, 다른 하나는 내가 발판 위에서 다리로 가까스로 지탱해야 했다. 좌석도 우리가 몸을 최대한 좁게 웅크려야 앉을 수 있었다.
잠시 후 큰 도로로 들어섰다. 운전자는 터미널 맞은편의 티켓숍으로 우리를 데려가려 했던 것 같다(우리는 이미 티켓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으나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길을 두 번 건너지 않기 위해 역주행을 시작했다. 그 상태에서 트럭이 정면으로 다가올 때, 릭샤 앞쪽에 앉아 있던 나는 묘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무사히 도착하긴 했다.
입구로 들어서자 거의 사람이 없었다. 친절한 직원이 다가와 QR코드(이미 온라인으로 구매함)를 종이 티켓으로 바꾸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이동 경로도 알려주었다. 우리는 페리를 아깝게 놓친 듯했으나, 다행히 그날은 30분 간격으로 운항하고 있었다.
드디어 배에 올라타자 육지 쪽으로 산이 하나 보였다. 아이젠 화산이다. 휴화산이지만 분화구 호수가 있고, 곳곳에서 유황과 유황가스가 계속 흘러나오는 특이한 화산이다. 특히 저녁에는 타오르는 유황 때문에 독특한 빛이 나타나 많은 관광객이 찾는단다. 이곳에는 유황을 직접 채취해 산 아래로 운반하는 노동자들도 있는데, 건강에 매우 해로울 뿐 아니라 수입도 많지 않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가스마스크 착용을 권고받지만, 노동자들은 그러지 않는다. 유황가스가 물과 닿으면 강한 황산이 되기 때문에 카메라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여러 이유로 나는 아이젠 화산에 방문할 생각이 없었다.
페리에서 내린 뒤부터가 본격적으로 힘든 구간이었다. 발리는 결코 작은 섬이 아니며, 페리가 도착하는 서쪽 해안은 우리가 묵을 호텔이 있는 중심부에서 약 130km 떨어져 있다. 게다가 이미 시간이 늦었다. 버스가 있다고는 하나 매우 오래 걸린다고 하여, 우리는 미리 택시를 예약해 두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 예약이 문제없이 진행될지 확신할 수 없었고, 이것이 내게 큰 스트레스가 되었다. 예약 시 픽업 시간을 지정해야 했지만, 페리 시간은 정확히 알 수 없었고 전체 상황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기사님은 최대 1시간만 기다린다고 했다. 나는 나중에서야 발리가 1시간 빠른 시차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는 내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나는 택시회사 홈페이지에서 이메일 주소를 발견해 연락했으나 답이 없었다. 전화번호도 있었지만, 우리는 현지 번호가 없고 독일 번호로 국제전화를 하면 비용이 매우 비쌌다. 다음 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 번호가 왓츠앱 계정인지 확인해 보았더니, 다행히 메시지가 와있었다. 그리고 당일 오전, 기사님이 직접 왓츠앱으로 연락해 왔다. 걱정할 필요 없다며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는 정말 하루 종일 기다렸다. 우리는 오후 6시 40분이 돼서야 출발했다.
130km를 이동하는 데 4시간이 걸렸다. 이 도로는 발리에서 가장 좋은 도로라고 하지만, 왕복 2차선에 불과했다. 시속 40km로 달리는 트럭이 많았고, 그 사이를 오토바이들이 오갔다. 시속 60km까지 속도가 올라가는 것은 앞에 있는 트럭을 모두 추월했을 때뿐이었다. 도로는 굽은 구간이 많고, 추월이 빈번해 꽤 위험해 보였다. 아마 사고도 많은 지역일 것이다. 그래도 속도가 40~60km 정도여서 충돌 시 피해가 비교적 적을지 모른다. 위험할 때는 오토바이들이 도로 가장자리에 밀려나기도 했다.
이 이동은 우리에게 매우 고된 시간이었고, 우리는 스마트폰 지도를 끊임없이 보며 아직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해 봤다.
밤 11시경에 드디어 도착했다. 기사님은 이제 자기 집까지 5시간을 더 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그의 하루 일과였고, 분명 매우 고된 하루였을 것이다. 우리는 50유로를 지불했지만, 그는 회사 소속 기사라 그중 작은 부분만을 받았을 것이다. 우리는 넉넉하게 팁을 드리고 내렸다. 그리고는 우리의 오아시스에 들어가 그대로 골아떨어졌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930e3715aba50-0534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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