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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V - 설악산 2Our Journey 2026. 5. 17. 17:27
들국:
콘도에서 편안한 나날을 보내고 우리는 내설악으로 갔다. 이번에는 안트가 매우 적극적으로 호텔을 찾아서 결재해버렸다.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한 캔싱턴 호텔은 영국식 스타일의, 조식이 좋다는 평가가 있는 (우리 기준으로) 고급호텔이었다. 보통 호텔 체크인 시간은 오후여서 우리는 오전에 짐을 호텔에 맡기고 산에 먼저 다녀온 후에 체크인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직원분이 우리가 금방 체크인 할 수 있도로 우리가 예약한 방을 무료로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 우리가 여태 호텔에서 받아봤던 모든 친절을 넘어서는 환대였다. 여행을 오래 하면 벼라별 일을 다 겪는다고 하는데,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이런 친절을 배풀다니 정말 감사했다.
안트:
체크인을 마친 뒤 우리는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그곳에 가면 가장 먼저 권금성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만나게 된다. 위에 올라가면 전망이 무척 좋다. 생각보다 요금도 비싸지 않아서 우리도 올라가 보기로 했다.
우리는 이 케이블카에 얽힌 특별한 기억이 있다. 40년 전 처음 이곳에 올라갔을 때, 같은 곤돌라 안에 수염을 기른 젊은 한국인 남성이 한 명 있었다. 당시에는 나이 많은 남성들이 수염을 기른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우리가 본 젊은 사람 중 수염이 있는 사람은 그가 유일했다. 들국은 그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나중에 독일에서 다른 한국인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놀랍게도 그 사람도 그 남자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이번에 아래로 내려와 다시 걸어가던 중, 길가에 팻말을 들고 서 있는 한 중년 한국인을 보게 되었다. 새로운 케이블카 건설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에게도 수염이 있었고, 요즘은 오히려 수염을 기른 한국인이 당시보다 더 드문 것 같았다.
그래서 희지가 그에게 다가가 혹시 40년 전에 봤던 바로 그 사람이 아니냐고 물어보았다. 그 사람은 자신은 아니라고 했지만, 아마 당시 산장의 주인이었을 거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그분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들국:
우리는 신흥사에 갔다. 우리가 40년 전에 배낭여행 왔을 때 절 기념품점에서 청색 찻잔을 사서 아직도 잘 쓰고 있는 추억이 있는 절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느라 커다란 마당에 아름다운 등불들이 수없이 달려 있었다. 어제 친구가 조언한 대로 우리 피니 등불을 하나 사서 달았다. 이 예쁜 등불의 꽃밭 속에 우리 아기 등불이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즐거웠다.
흔들바위까지 갔을 때 나는 체력이 딸려서 울산바위 정상까지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안트 혼자 정상에 올라가기로 했다. 나는 부처님께 참배하러 암자에 들어갔다가 아무도 없고 조용하길래 백팔배와 명상을 하며 쉬었다.
안트가 정상에서 정말 아름답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내가 없으니까 혼자 나는 듯이 다녀왔는지 안트가 금방 내려왔다. 우리는 저녁을 사먹고 호텔로 들어갔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a06801ca28e66-8375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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