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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니에게 가는 길 V - 광주
    Our Journey 2026. 5. 17. 11:25

    안트:

    광주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시작된 광주 학살이 일어닜던, 특별한 도시다. 당시 군사독재 정권은 민주주의와 독재 반대를 요구하며 주로 학생들이 주도했던 시위를 군대를 동원해 잔혹하게 진압했고,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런 사건은 이곳 사람들의 의식과 정체성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이후 정권은 사건을 은폐하려 했고 모든 사실을 부인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매우 오랜 시간 동안 치밀한 진상 규명이 이루어졌다. 특히 물리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 여러 해에 걸친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은행나무 안에서 총알 한 발을 찾아냈는데,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뒤 나무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총알을 꺼냈다고 한다. 또한 시청과 맞은편 건물에서 발견된 총탄 자국도 확인해 눈에 잘 띄도록 표시해 두었다.

     

    당시 시위는 다른 지역에서도 있었지만 광주에서는 특히 강력하게 일어났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지역이 국가 운영의 중심이 되는 다수 지역에 속하지 않았고, 그 결과 경제적으로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아왔기 때문인 듯하다.

     

    우리에게는 이번이 광주 첫 방문이었다. 들국에게는 이곳에 친구들도 있는데, 한국인 여성과 프랑스인 남성으로 이루어진 젊은 부부다. 두 사람은 베를린에서 만나 지금은 광주에 살고 있다. 둘 다 독일어를 잘해서 나도 대화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었는데, 정말 좋았다. 두 사람 덕분에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었고 매우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다. 광주는 우리에게 기대 이상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시위의 중심지였던 도시의 중앙 광장에는 시청이 자리하고 있다. 그 뒤편에는 거대한 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 있다. 건물은 시청보다 높아 보이지 않도록 지면을 낮춰 조성했다고 한다. 매우 아름다운 건축물이며 내부에는 전시장이 여러 개 있다.

     

    마침 진행 중인 주요 전시는 1950년대 폴란드 영화 포스터 전시였다. 한 한국인 수집가가 오랫동안 방대한 양의 포스터를 모았고, 서울 동쪽 어딘가에 있는 개인 박물관에서 상설 전시를 하고 있다고 한다. 광주에서는 그중 일부만 소개했는데도 상당히 큰 규모의 전시였다.

     

    당시 폴란드에서 영화 포스터 분야는 예술가들에게 비교적 이념적 통제가 심하지 않은 영역이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전시된 작품들 가운데는 독일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후, 우리는 아시아 비디오 아티스트들의 전시도 관람했다. 나는 비디오 아트를 볼 때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그림은 짧은 시간 안에 전체를 파악할 수 있지만 영상은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상을 보러 가면 대개 이미 상영 중인 상태라 중간부터 보게 되고, 그러면 대체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이번에는 꽤 오랫동안 머물며 감상했다.

     

    전시의 일부는 서울에서 진행된 두 개의 대형 개발 사업에 대한 저항을 다루고 있었다. 이 사업들 때문에 많은 건물이 철거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집이나 생업을 잃게 되었다고 한다.

     

    그중 하나는 청계천 도로 재개발 사업이었다. 도심을 두 개 층으로 가로지르던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그 자리를 더 낮은 위치의 인공 하천과 길게 이어지는 공원 형태로 바꾼 사업이다. 나는 그동안 이 사업을 매우 성공적인 사례라고 생각해왔다.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던 매우 흉한 도로를 없앴을 뿐 아니라, 도심 안에 사람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공 공간을 처음으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자동차 중심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축소한 국제적인 사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도심 한가운데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광주에서 또 좋았던 점은 보행자 전용 거리로 조성된 큰 상업 지구였다. 낮에도 사람이 꽤 많아 활기찬 분위기였다. 아쉽게도 우리는 그곳 사진을 찍는 것을 깜빡 잊었다. 그래서 떠나는 날 아침에 다시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때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9fd1eac4e3aa9-2873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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