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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니에게 가는 길 V - 핑야오
    Our Journey 2026. 5. 25. 22:40

    안트:

    여행 안내서를 넘겨보다가 우리에게 흥미로워 보이는 별 두 개짜리 장소를 발견했다. 핑야오였다. 이 안내서에서는 별 두 개가 최고 등급이었다. 핑야오는 문화대혁명과 현대화를 견뎌낸, 매우 잘 보존된 옛 도시였다. 안내서에는 이 도시가 그저 잊혀졌다고 적혀 있었지만, 아마 꼭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예전에는 중요한 도시였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수천 년 전부터 사람들이 살아왔지만, 현재 남아 있는 건물들은 주로 마지막 왕조가 끝날 무렵인 19세기와 20세기 초에 지어진 것들이었다.

     

    이곳에 오기 위해 우리는 약간 우회하는 길을 택했다. 배가 도착한 날 오후에 다시 기차를 타고 거의 6시간 동안 타이위안까지 갔다. 또 하나의 대도시였는데, 인구가 수백만 명인데도 우리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이곳은 베이징에서 시안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선 위에 있었고, 시안에서는 중국 북서부 끝까지 이어지는 긴 철도 노선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타이위안에서는 핑야오까지 기차로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었다.

     

    우리는 타이위안에서 이틀 밤을 묵고, 하루 시간이 비는 날 핑야오에 다녀와 저녁에 다시 돌아왔다. 타이위안 호텔은 역에서 걸어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으로 골랐다. 그런데 한 가지를 놓치고 말았다. 아침 식사를 신청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아예 조식 서비스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다행히 한국에서 인스턴트커피를 조금 사 두었고, 쿠키도 약간 가지고 있었다. 저녁에는 역 반대편에 있는 쇼핑몰에 가서 식사를 했는데, 거기에 크루아상을 파는 매대가 있어서 몇 개 살 수 있었다.

     

    오늘날 핑야오는 관광으로 살아가는 도시였고, 덕분에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중심 구역에는 자동차는 물론 오토바이도 들어올 수 없었다. 그 안에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몇몇 '박물관'도 있었다. 하지만 그 구역 밖으로 나가면 차량 통행이 꽤 많았고, 인도가 없어서 계속 길가로 비켜서야 했다. 다니는 차량은 주로 관광객용 개방형 전기 미니버스와 전기 스쿠터들이었다.

     

    주요 관광지 가운데 하나는 옛 은행 건물이었다. 아마 이곳에서 중국의 은행 시스템이 발전한 듯했다. 중요한 사업 가운데 하나는 은 같은 귀중품을 운송하는 일이었다. 전국에 많은 지점들이 있어서, 어느 한 지점에 은을 맡기면 증서를 받았고, 그것을 다른 지점에 가져가면 같은 양의 은을 다시 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많은 양의 은을 직접 운반할 필요가 없었고, 도난 위험도 피할 수 있었다.

     

    우리는 또 옛 관청 건물과 중국에서 가장 오래 보존된 공자 사당도 둘러보았다.

     

    며칠 동안 이곳에 머물 수도 있었다. 오래된 건물 안에 있는 호텔들이 꽤 많아서 아마 분위기도 좋았을 것이고, 밤의 도시 풍경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많은 시간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오후에 다시 역으로 가는 길에 공원을 지나게 되었다. 그곳에는 많은 노인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들국:

    핑야오는 성안에서 거리를 다니는 것은 무료지만, 박물관이라고 쓰여진 유서 깊은 건물들에도 들어가려면 100위안 짜리 합동 입장권을 사야 한다. 매표소 앞에서 안트가 경로 우대가 있는지 물어볼 거냐고 내게 물었다. 그래서 내가 시니어 디스카운트가 있냐고 물었더니 정말 무료 입장이었다. 안트가 갑자기 내게 화를 냈다. 돈 많은 우리가 가난한 중국에서 공짜로 문화재를 관람하는 게 맘에 걸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표소 직원들이 우리가 공짜로 들어가는 것을 기분나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안트가 화를 내니까 나도 기분이 나빠졌다. 

    „니가 물어보랬잖아?“

    „내가 언제? 나는 네가 물어보지 않기를 바래서 그렇게 말한 거야.“

    „그럼 물어보지 말라고 말했어야지. 물어볼 거냐고 하니까 물어봐 달라고 부탁하는 줄 알았어.“

    „너는 나를 잘 알잖아?“ 

    „내가 널 어떻게 알아? 사람이 생각이 변할 수도 있는 건데? 무슨 소통을 그렇게 해?“

    둘 다 입은 닫았지만 관람을 하면서도 기분이 별로 안 좋았다. 나는 속으로 „그래, 너는 화낼 자유가 있고, 나는 기분 나쁘지 않을 자유가 있다“를 주문처럼 외우며 기분을 전환했다.  

     

    다음번 박물관 앞에서 안트가 비장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나 입장권 살 거야.“

    „응, 그래.“

    입장권 두 장을 달라고 하는 안트에게 매표소 아가씨는 여권을 보여달라고 했다. 우리 여권을 보더니 둘 다 65세 이상이시니 무료입장라며며 방긋 웃었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계속 관람했다. 

     

    나는 안트의 결벽증을 좋아한다. 그러나 중국은 크고 역사 깊은 문명국이다. 가난하다고 그게 달라지는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노인에 대한 배려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footprint/6a0fc5bb35f591-2939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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