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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V - 앙카라Our Journey 2026. 6. 5. 20:25
안트:
카르스에서의 긴 여정에 대한 여행기는 어제 기차 안에서 이미 마무리했다. 그래서 여기에는 늦게나마 사진 몇 장을 덧붙인다. 아침에 나는 거의 창밖을 내다보지 않았지만, 혜지는 풍경에 푹 빠져 무척 감탄하며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우리는 3시간 연착 끝에 오후 1시 30분쯤 앙카라에 도착했다. 덕분에 곧바로 호텔에 체크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여행 초반에, 두 번째 방문했을 때 묵었던 그 호텔을 다시 예약했다. 맨처음 앙카라에서 묵었던 호텔은 담배 냄새가 꽤 심해서 두 번째 방문 때는 조금 더 비싼 호텔을 찾았었다. 그때 만족했기에 이번에도 다시 예약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 방에서도 약하게나마 담배 냄새가 났다.
터키는 공공장소 흡연이라는 나쁜 관행을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이른바 성장 중인 국가들 가운데 하나다. 어제 탄 기차에서도 몇 칸 건너 객실의 남성들이 흡연을 할 때마다 가끔 담배 냄새가 났다. 아마 열차 관리자가 최소한 문이라도 닫아 달라고 설득한 것 같았다. 역에 오래 정차할 때는 미리 안내가 나왔고, 그때 흡연자들은 승강장에 내려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하지만 담배 피우는 여성들도 몇 명 보았는데, 특히 나이 든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담배는 남성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옆 식당칸에서 채식 식사를 한 뒤(터키에도 그런 것이 있다!) 우리의 유일한 계획은 내가 지도에서 발견한 현대미술관 ‘체르모데른(CerModern)’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그곳까지는 지하철로 한 정거장을 가거나, 1.5km 정도 걸어가야 했다.
앙카라에도 지하철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여러 문제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에 전염병이라도 돈 것처럼 한꺼번에 여기저기 고장이 나 있었다는 점이다. 기차역에도 지하철역이 하나 있다. 그곳에 가려면 먼저 역 건물을 나와 지붕도 없는 길을 30m쯤 걸어야 한다. 그리고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철역으로 내려가게 되어있다. 둘 다 아주 현대적인 시설이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터도 엘리베이터도 고장 나 있었고, 나란히 있는 계단마저 폐쇄되어 있었다. 결국 다시 50m 정도 더 걸어가야 했는데, 거기에는 좁은 계단만 있었다. 짐을 든 사람들이 많이 도착하는 역 앞인데도 말이다. 우리 호텔 근처 지하철역에서도 긴 에스컬레이터 하나가 한동안 고장 나 있었고, 미술관 근처 역에서도 여러 시설이 망가져 있었다.
이 지하철의 또 다른 문제는 형편없는 안내 표지판이었다. 우리는 어느 출구가 가장 적절한지 알 수 없어서, 때로는 감에 의존해 아무 출구로나 나가야 했다. 지도를 하나쯤 붙여 두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미술관 이야기로 넘어가겠다.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 우리는 거대한 현대식 건물을 보고 처음에는 “멋진 미술관이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콘서트홀이었다.
내 추측으로는 이 미술관이 사설 기관인 것 같은데, 웹사이트에는 이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매표소를 지나자 큰 전시실 하나가 나왔는데, 현존하는 터키 예술가 하칸 에스메르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그는 흑해 연안의 트라브존 출신이다. 우리도 그 지역을 두 번이나 지나갔다. 그 해안에서는 곧바로 상당히 높고 가파른 산들이 시작된다. 겨울은 춥고 길며, 농사짓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삶이 고된 곳이다. 작가는 일찍 고향을 떠났지만, 아버지를 통해 그곳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 온 듯했다.
전시는 충분히 아름답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우리는 이 미술관이 터키 현대미술 전반을 개괄적으로 소개해 주리라고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그것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터키에서는 오랫동안 이슬람의 우상 금지 전통이 철저하게 지켜져 왔다. 그래서 서예와 추상적 장식 예술을 제외하면 뚜렷한 미술 전통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지하철역에 주변 지도가 없는 것도 이런 문화적 배경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문제는 이스탄불에서도 계속 살펴볼 생각이다.
나중에 웹사이트를 보니 전시가 두 개 더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런 전시에 대한 안내를 전혀 보지 못했고, 그래서 결국 놓치고 말았다. 역시 안내시스템이 좋지 않았다.
그 후에는 아타튀르크를 한번 찾아가 보고 싶었다. 그의 묘소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하지만 묘소가 있는 공원 입구에 도착해 보니 저녁에는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터키 곳곳에서는 그의 사진이나 초상을 자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카르스의 현대적인 카페에서도 그의 초상화를 보았다. 나는 지금도 많은 터키인들이 그를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호텔을 조금 변호해 주자면, 그곳의 아침식사는 아주 훌륭했다. 차 기계 사진을 보면 수저 뒤편에 작은 주전자 두 개가 달린 커피 기계가 살짝 보인다. 터키식 모카 커피를 만드는 기계다. 다만 사용법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 커피를 마신 사람이 나뿐이었다. 내 비결은 이랬다. 식당에는 모든 것을 정돈하고 관리하는 직원이 한 명 있었는데, 그분이 기꺼이 기계를 이용해 커피를 끓여 주었다.
우리의 아침식사 접시는 야채요리로 다채로웠다. 하지만 모든 터키인이 그렇게 먹는 것은 아니다. 감자튀김도 제공되었는데, 어떤 손님들은 접시에 감자튀김을 산더미처럼 담아 먹고 있었다.
들국:
작년에 마지막으로 들렀던 앙카라 시내의 인상이 좋았다. 이번에도 시내 분위기는 활기찼다. 크고 작은 가게들과 음식점, 카페들이 줄을 이었고,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보행 배꼽티 같은 자 전용구역을 활보했다. 카르스에서 히잡을 쓴 여성들을 거의 보지 못했는데, 앙카라도 이와 비슷했다. 대부분의 젊은 여성들은 머리를 드러냈고, 파란 색으로 물 들이기도 하고, 배꼽티 같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자유스럽게 다녔다. 공원의 잘 가꿔진 잔디뱥에는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그룹 지어 앉아 놀고 있었다.
우리는 지난번에 호탤 앞에서 먹었던 라흐마준을 꼭 먹기로 했다. 반죽에 양념한 간고기를 얇게 펴서 바른 터키식 피자인데 커다란 오븐에서 금방 구워 바삭하게 먹는 맛이 정말 좋았었다. 가격도 얼마나 착한지 라하마준 2개와 음료수 하나가 135 터키리라(2,50 유로)밖에 안 했다. 우리는 그 음식점이 아직도 건재함을 기뻐하며 저녁에 먹으로 가기로 했는데, 늦게 먹은 점심으로 저녁때까지 배가 불러서 우리는 결국 아무것도 못 먹고 그냥 잠이 들었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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