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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29일 - 트빌리시 2025/7/24Our Journey 2025. 7. 24. 02:35
들국:
트빌리시의 마지막 관광으로 삼바 성당(Sameba Cathedral) 일명 삼위일체 교회를 보고 왔다. 어디서나 잘 보이는 좋은 위치에 위용 있게 들어선 자태가 아름다워서 멀리서 보면서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분명히 비례가 잘 맞는 조화로운 건축물이리라.
조지아 전통 양식과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진 이 성당은 2004년에 준공된 새 건축물이다. 조지아의 독립과 종교의 회복을 기념하는 국가적 기념물로서, 소련 시절 종교 탄압을 극복한 정신적 재탄생을 상징한다. 조지아 정교회 최고성당이다.
담장도 성당건물과 같은 우아한 색상의 고급석재로 지어져 대지로 들어서면 어디다 앵글을 맞춰도 예쁜 그림이 나온다. 안트는 오늘 성당 간다고 긴 바지를 입고 갔다. 반바지 입은 사람들은 성당 입구에서 나누어주는 천으로 다리를 가려야 한다.
성당 내부는 화려하면서도 현대식 건물답게 단정한 분위기를 풍겼다. 잔잔한 무늬의 금박으로 된 작품이 많아서 자칫 키치하게 보일 수도 있으련만 내 눈에는 사랑스럽게 보였다. 지하계단으로 한참을 내려가니 성당 밑에 또 하나의 완벽한, 발코니가 있는 2층짜리 예배당이 나왔다. 장식이 요란하지 않고 위엄 있어 보였다.
초를 세 개 사서 불을 붙이며 먼 곳에 사는 친구와 어머니의 건강을 빌었다. 나의 오랜 습관이다. 하나님께서 보시고 얘는 불교신자가 기독교, 천주교 가리지 않고 아무데서나 초를 켜더니 이젠 조지아 정교회에서까지 연락하네 하실 것 같아서, 나의 정성을 특별히 더 알아주실 것 같아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저녁에는 조지아 전통음식 요리교실에 갔다 (2시간짜리 강습료는 일인당 35유로). 우리 둘 말고는 벨기에에서 온 젊은 여성이 다였다. 약속했던 대로 밖에서 웟츠앱으로 전화했더니 중년의 여성 선생님이 나와서 옛날 건물 안으로 인도했다. 끔찍하게 낡은 계단을 올라 안으로 들어가니 천정이 무지하게 높은 옛 공간이 나왔다. 넓은 판자로 만든 마루바닥, 그리고 천정과 벽의 이음새를 장식힌 Stuck이 오리지널이었다. 다행히 에어컨디션이 잘 작동했다.
들어가자마자 레드와인과 주스를 제공했다. 향이 짙은 와인은 달착지근했는데 돗수가 좀 약한 것 같이 마시기 편했다. 두 분 선생님의 도움으로 만두같은 킨칼리와 피자같은 하차푸리를 만들어봤다. 둘 다 밀가루 반죽 요리였다. 선생님들은 내가 나이 먹은 여성이니까 요리를 잘 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역시 경험이 있으니 손이 다르다고 칭찬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우리집 요리의 반죽 담당은 늘 안트였다.
킨칼리(첫자음이 킨과 힌의 중간 발음)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만두랑 비슷한데 한입 물으면 고소한 즙이 흥건하게 흘러나와 한국 사람들 면치기하듯이 후루룩 들어마시며 먹는 재미가 일품이다. 만들면서 보니까 속반죽에 물을 많이 넣어 만두피에 거의 들이붓듯 한다. 만두피가 질어져서 깨지지 않도록 반죽을 아주 되게 해야한다.
물이 팔팔 끓는 커다란 냄비에 넣을 때는 하나씩 잡아서 꼭지가 아래로 가도록 넣어야 한다. 그리고는 냄비째로 흔들어서 킨칼리가 안에서 서로 붙는 것을 막는다. 냄비뚜껑을 덮고 계속 끓이다가 물이 넘치면 아주 잠깐 뚜껑을 열어 진정시킨 후 또 뚜껑을 덮고 다음번 넘칠 때까지 기다린다. 이렇게 네 번 넘치고 나면 다 익었다고 한다. 마지막에 찬물을 한 바가지 넣어서 휘저은 후 꺼낸다.
먹을 때는 꼭지를 잡고 손으로 먹어야 한다고 한다. 손잡이용 꼭지는 남기는 게 정석이라고. 우리는 여태까지 사먹을 때 요리사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다 먹었다. 두꺼운 반죽이 가운데는 덜 익어서 맛이 없기는 했다.
하차푸리는 반죽 속에 조지아 치즈를 넣어서 구운 후에 달걀 노른자를 얹어서 내는 요리다. 조지아 치즈가 없는 나라에서는 페타, 모짜렐라, 리코타 치즈를 섞으면 된다. 나는 킨칼리만으로도 배가 너무 불러서 내가 만든 하차푸리는 거기서 다 못 먹었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서 가져간 실리콘 용기를 꺼냈더니 사람들이 역시 독일 사람들은 준비가 철저하다면서 박장대소를 했다. 이튿날 아침에 숙소 전자렌지에 데워서 먹으려고 했는데 막상 일어나니 아침까지도 배가 불러서 나는 아침 식사를 건너뛰어야 했다.
그간 레스토랑에서 사먹으면서 이렇게 저렇게 요리했을 거라고 짐작만 했었는데 막상 제대로 배우고 나니 내가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이 확실히 늘어난 것 같아서 마음이 매우 뿌듯했다.
아래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원문인 독어 버전을 올렸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이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trip/685d047694cb79-5258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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