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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31일 - 타쉬켄트 2025/7/26Our Journey 2025. 7. 28. 03:01
안트:
오늘은 늦잠을 잤다. 어젯밤에 너무 기름진 음식을 먹어서 그런지 둘 다 잠을 설쳤고, 결국 아침에도 늦게 일어났다. 낮에는 더위가 너무 심해서 호텔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동안 앞으로의 여행 계획도 세우고 예약도 했다. 그래서 오늘은 제대로 관광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첫 번째 목표는 이곳 대중교통용 교통카드인 ATTO 카드를 사는 것이었다. 버스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바로 결제할 수도 있지만, 0.12유로 같은 소액이 비자 카드 내역에 계속 찍히는 게 왠지 꺼림칙하다. 게다가 이런 건 한 번쯤 직접 해봐야 흐름을 알 수 있으니까. 경제적으로 따지면 카드를 사는 게 이득은 아니지만, 경험 삼아 해보기로 했다.
이 카드는 지하철역 매표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다시 버스를 타고 갔고, 그때는 스마트폰으로 결제했다. 지하철 매표소의 직원은 영어를 전혀 못 했고, 우리도 준비가 부족했다. 번역 앱에 필요한 문장을 미리 저장해두었어야 하는 건데. 그래도 결국 카드는 두 장 살 수 있었는데, 문제는 충전을 못 했다는 것. 구매할 때 약간 충전이 되어 있긴 했지만, 딱 두 번 탈 수 있는 정도였다. 그래서 다음 날 아침에도 다시 스마트폰으로 버스비를 냈다.
나는 ATTO 앱으로 카드 충전을 온라인에서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실제로 가능하긴 하다. 문제는 우즈베키스탄 은행카드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도 지금은 앱으로 카드 잔액을 확인할 수 있고, 버스가 어디쯤 와 있는지도 지도로 볼 수 있어서 그건 만족스럽다.
카드를 받은 뒤에는 지하철을 타고 아미르 티무르 광장으로 향했다. 이곳의 지하철은 정말 특별하다. 역마다 디자인이 아름답고, 우리가 처음 탄 열차는 꽤 현대적이고 조용했으며, 에어컨도 잘 나왔다. 아마 중국제인 것 같다. 대부분의 열차는 좀 더 오래된 러시아식 차량이긴 하지만, 트빌리시보다 훨씬 덜 낡았고 소음도 적었다. 지하철 깊이도 트빌리시만큼 깊진 않다. 그래도 긴 에스컬레이터 아래쪽에 있는 조그만 부스에서 앉아 있는 아주머니는 여기도 있었다. 아마 아무도 안 탈 때는 에스컬레이터를 꺼버리는 역할을 하시는 듯.
아미르 티무르 박물관
티무르 왕조에 대해서는 언젠가 들어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는 몰랐었다. 오늘날 기준으로 본다면 아미르 티무르는 일종의 ‘군벌’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몽골 제국이 칭기즈칸 사후 붕괴된 이후, 그것을 이슬람식으로 다시 세우고자 했던 인물이다.참고로 칭기즈칸은 13세기 초 유라시아 전체를 무자비하게 재편한 인물이다. 실크로드의 고대 도시들인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는 1219년경 완전히 파괴되었다. 티무르는 14세기 후반부터 15세기 초까지 정복 활동을 이어갔고, 그 잔혹함은 몽골군보다 더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그는 정복지에서 얻은 부, 장인, 학자들을 자신의 고향인 트란속사니아(지금의 우즈베키스탄 지역)와 수도 사마르칸트로 끌고 와, 그곳에만 집중적으로 문화와 건축을 꽃피웠다. 그 독특한 건축 양식과 찬란한 문화의 흔적은 지금도 남아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위키피디아에서도 볼 수 있다. (https://de.wikipedia.org/wiki/Timur, 영어: https://en.wikipedia.org/wiki/Timur)
이제 며칠 동안 들국과 나는 그런 유산들을 직접 보고 감상하게 될 것이다. 물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런 식의 ‘정복과 약탈을 통한 문화적 축적’은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반복되어 온 방식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그 잔혹함이 극에 달했다는 점이 다르다고 느껴진다.
타슈켄트에서는 러시아 지배가 끝난 후, 아미르 티무르를 기리는 거대한 기마상을 중심 광장에 세우고, 그를 위한 박물관도 만들었다. 오늘 그곳도 방문했다. 다만, 전시물을 채우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그와 관련된 실제 유물들은 대부분 유럽 박물관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시된 것들 중 상당수는 복제품이었고, 그의 유산으로 남은 건축물들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있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타지 마할의 모형도 있었다. 그 역시 같은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며, 우즈베키스탄 출신 장인들이 그 건축에 참여했다고 한다. 참고로, 티무르의 증손자가 1526년에 인도에서 무굴 제국을 세웠다.
오후에는 한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호텔에서 쉬었다. 여기에는 생각보다 큰 고려인 공동체가 있다. 이들은 스탈린 시절에 강제로 이주된 사람들이고, 지금까지도 고유한 문화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슈퍼마켓에서 김치를 발견했고, 한국 식당도 꽤 많이 눈에 띄었다.
아래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trip/685d047694cb79-5258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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