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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44일 - 알마티 도착 2025/8/8Our Journey 2025. 8. 8. 21:35
들국:
잠이 깨어 커튼을 살짝 들췄더니 바깥은 벌써 환했다. 끝없이 펼쳐지는 황토빛 지평선이 보이기도 하고 구릉이나 저 멀리 산맥으로 울퉁불퉁 솟아있기도 한다. 가끔가다 나무 몇 그루의 미니 오아시스가 보이기도 한다.
저 멀리서 모래먼지 같은 것이 가느다랗게 줄지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한 줄로 나란히 일어나는 걸 보고 저기에 냇물이 있어서 저기서만 물안개 아지랑이가 올라오나, 별 상상력을 다 동원했다. 점점 짙어지는 기체를 사진으로 담으며 한참을 관찰하고 있는데 드디어 그 시발점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자동차 한 대가 달리고 있었다. 먼지인지 매연인지는 몰라도 저 조그만 자동차 한 대가 이 너른 광야에 일으키는 파장이 크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탄 기차가 드디어 자동차를 앞질렀다. 옆에서나 앞에서 보니 먼지인지 매연인지가 그다지 큰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뒤로 남기는 흔적은 어마어마했다. 광활한 대지에 퍼져서 한참동안 위력을 떨쳤다.
아침도 기차 레스토랑에서 맛있게 먹고 10시 좀 넘어 알마티 역에 도착했다. 에어비엔비 숙소의 체크인 시간이 오후라서 우리는 시원한 역사 대합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안트는 대중교통 사용하는 법을 검색하고 어디서 교통카드를 사는지, 어떻게 충전하는지 알아냈다. 나는 어제 쓰다 만 여행기를 썼다.
교통카드를 사기 위해 옆에 있는 백화점 같은 큰 건물에 들어갔다. 어린 아들과 놀고있는 젊은 아빠에게 손짓발짓으로 물었더니 역시 손짓발짓으로 가르쳐줬다. 직진해서 오른쪽으로 가라고 했는데 안트가 그 전에 ATM에서 현금을 뽑고 싶다고 해서 왼쪽으로 먼저 갔다. 가봤더니 ATM이 있기는 한데 외국 신용카드는 안 되는 기계였다. 우리가 망연자실해 있는데 낯익은 남자가 와서 또 친절하게 말을 붙였다. 아이를 보니까 아까 그 젊은 아빠였다. 아까 우리가 오른쪽으로 안 가고 왼쪽으로 가는 걸 보고 불안해서 따라나선 것이 분명했다. 여기저기 전화해서 알아보더니 여긴 없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어제 우즈베키스탄 돈 남은 것을 카자흐스탄 돈으로 바꾼 것을 탈탈 털어서 먼저 교통카드를 사서 넉넉히 충전하고 ATM을 찾아 나섰다. 구글 지도에 표기된 대로 기계가 있기는 한데 현금이 떨어졌는지 돈이 안 나오는 곳도 있고 해서 꽤 오래 걸어야 했다. 큰 호텔 앞에 있는 기계에서 돈을 뽑았다. 거기서 얀덱스 택시를 불러 숙소로 왔다.
숙소 들어오는 큰 대문이 잠겨 있어서 집을 잘못 찾은 줄 알고 오랜 시간 빙빙 돌았다. 안트가 집주인 올가와 몇번의 메시지를 주고 받은 끝에 드디서 숙소에 들어왔다. 안트는 올가와 자동번역기를 이용해서 서로 모국어로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러시아식 7층 아파트 건물 맨 윗층이었다. 좀 낡았지만 깨끗하고 편리한 마이홈에 들어오니 마음이 놓였다. 배가 고팠지만 오늘 여러 이유로 밖에서 고생을 좀 해서 다시 나가기 싫었다. 집에서 컵라면을 먹었다. 나중에 해가 기울어 선선해지면 나가서 동네 구경도 하고 식료품도 좀 사오려고 한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trip/685d047694cb79-5258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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