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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니에게 가는 길 54- 우루무치 관광 2025/8/18
    Our Journey 2025. 8. 21. 00:02

    안트:

    들국이 전날 빵집을 하나 보았다며 아침을 그곳에서 먹자고 했다. 나도 그곳에서 작은 탁자 하나와 의자 두 개를 보았고, 간판에 커피가 적혀 있는 것도 확인했었다. 그래서 개점 시간인 9시 30분 무렵에 찾아갔는데, 막상 커피는 없었고 탁자는 계산대 바로 앞에 있어 앉을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호텔에서 아침을 먹기에는 이미 시간이 늦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몇 가지 빵과 작은 주스 두 병을 사서 호텔로 돌아와 아침을 먹었다.

     

    그 뒤 신장박물관에 가려고 했다. 물론 국가에서 관리하는 곳이라 역사 서술이 편향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긴 역사를 담은 흥미로운 유물들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문이 닫혀 있었다. 독일처럼 월요일이라 휴관일이었던 것일까?

     

    이곳의 주요 명소로는 붉은 언덕에 있는 공원과 그 정상의 파고다, 그리고 대(大)바자가 있다. 우리는 먼저 붉은 언덕으로 향했다. 오르내리기 쾌적했고 경관도 아름다워 오래 머물렀다. 산 정상까지는 곧고 넓은 계단이 길게 이어져 있었는데, 아시아를 다룬 영화에서 여러 차례 본 풍경과 같았다. 어쩌면 인간의 보잘것없음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일지도 모르겠다.

     

    정상에 있는 파고다는 여러 층으로 되어 있었고, 내부 계단을 따라 올라갈 수 있었다. 1층에는 1947년의 도시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는 1876년부터 1949년까지 이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러시아의 유산일 것으로 보였다. 건물은 모두 단층 막사 형태였고 일정한 구획 없이 무리 지어 있었다.


    2층에는 현대의 도시 모형이 있었다. 고층 빌딩이 정성껏 축소 재현되어 있었고, 우리가 이미 본 고가도로도 포함되어 있었다. 모델 속에서 보니 그것은 사실상 몇 갈래 갈라진 큰 순환도로였다. 미학적으로 아름답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파고다 위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멀리서 보는 대도시적 풍모가 느껴졌다.

     

    전시실 벽에는 이 도시와 주변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걸려 있었는데, 매우 아름다웠다. 파고다 위에서 내려다본 전망 또한 훌륭하여 나는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 후 우리는 대바자로 이동했다. 먼저 푸드코트로 갔다. 이곳에는 신장 특유의 음식들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대부분 고기 요리였다. 그 옆 넓은 지붕 아래에는 여러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어 사람들이 음식을 사 와 앉아 먹을 수 있었다. 우리는 먼저 소스가 곁들여진 국수를 먹었다. 국수는 이 지역의 특산물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고학적 국수 흔적도 이 지역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바로 옆에는 생선을 구워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아마도 민물고기일 것이다. 이곳은 ‘유라시아 대륙의 도달 불가능성의 극(極)’이라 불리는 지역, 즉 바다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선을 먹는 나라 출신인 아내가 생선이 먹고 싶다고 한 접시를 사왔다. 짠 맛이 전혀 없는 것이 민물고기라는 추정을 강하게 뒷받침했다. 이후 우리는 바자르를 조금 더 둘러보았으나,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오리엔트 바자르와 같은 매력은 없었다. 다만 시시한 물건을 파는 가게들의 집합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한 하루였다.

     

     

    들국:
    붉은 언덕의 공원은 매우 신선하고 상쾌했다. 정성껏 가꿔진 공간이었고, 우리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다가 라테를 마시며 한참을 쉬기도 했다.

     

    요즘 우리 부부는 여행을 통해 공통된 자극을 받고 있다. 무척 많이. 그래서 서로 할 말이 많다. 오늘 우리는 깊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점검하고, 동의하거나 수정해 주었다. 여행을 하면서 나는 안트와의 공통점이 차이보다 훨씬 많음을 새삼 깨닫고 있다.

     

    최근까지는 달랐다. 우리는 각자 관심사가 달라 각자의 일에 몰두했고, 식사 시간에 만나서 대화를 하긴 했지만 일방적이었다. 마치 강의하듯이 한 사람이 이야기하면, 다른 한 사람은 별 흥미는 없지만 그래도 들어주려고 애쓰는 식이었다.

     

    우리가 일했을 때는 최소한 직장에서 겪은 일들을 공유하면서 이야기거리가 풍부했지만, 은퇴 후에는 그런 대화 소재마저 사라졌다. 나는 진정한 대화 상대가 그리웠고, 안트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이번 여행은 분명 우리 두 사람에게 좋은 의미를 가져다주고 있다.

     

    대바자르 주변은 차량이 통제된 보행자 구역으로, 활기가 넘쳤다. 젊은이들이 전통 복장을 하고 춤 동작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저녁에 있을 거리 공연을 준비하는 듯했다. 이곳 보행자 거리의 야경은 매우 흥겹고 활달하다고 들었다. 그러나 배가 살살 아파와서 해 지기 직전에 아쉽게도 호텔로 돌아와야 했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trip/685d047694cb79-5258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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