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피니에게 가는 길 60 - 들국 생각 2025/8/24
    Our Journey 2025. 8. 24. 01:11

    들국:

    요즘 안트가 여행기를 착실하게 올리고 있기 때문에 나는 오늘 이런저런 생각을 쓰려고 한다. 

     

    투르판 교하 고성 유적지:

    안트는 디즈니랜드라고 혹평했지만 나는 옛마을 복원현장을 참 의미있다고 여겼다. 많은 고고학자, 건축역사학자, 인류학자들이 그들만의 잔치인 학술논문에 그치지 않고 일반 대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형상화해준 것에 나는 감사했다. 사람들이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유일한 건축자재인 진흙으로 어떻게 집을 짓고, 어떻게 내부를 꾸미고 살았는지 아는 일은 흥미롭다. 집과 집이 붙어있는 형태를 보면 그들이 이웃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알 수 있고, 시신을 묻은 장소를 알면 그들의 인생관을 짐작해볼 수 있다. 

     

    안트는 진품 유적을 놔두고 왜 이런 모조품을 먼저 보여주는지 불만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사전 정보를 미리 접하고 진품 유적지에 가야만 진흙더미 폐허에서도 뭔가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진품 유적지에 가서도 건진 것이 별로 없었다. 풍화된 진흙더미가 가까스로 벽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대견하긴 했지만, 그 앞에 붙어있는 조그마한 표지판이 없었다면 이것이 절인지, 저택인지 도무지 알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단지 그들이 진흙벽을 어떻게 쌓아올렸는지 볼 수 있어서 그건 좋았다. 보통 진흙으로 벽돌이나 블럭을 만들어 쌓아올리곤 하는데, 교하 고성에서는 진흙을 떡가래처럼 길게 만들어 벽을  쌓아올린 흔적을 보았다. 어린 시절에 점토로 그릇이나 화병을 빚을 때 쓰던 방식이다. 안트가 언급한 벽돌벽은 훨씬 후대에 집수리할 때 쌓은 벽 같다. 

     

    매우 더운 날씨에 우리는 뭐가 뭔지 구분할 수도 없는 유적지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돌고 왔다. 아마도 우리가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그런 것 같다. 어떤 때는 이롭지만 어떤 때는 불필요한 습관이다. 

     

     

    둔황 모가오 석굴:

    엄청난 인파에 밀려가며 구경했지만 후회 안 되는 관광이었다. 그렇게라도 볼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문화유산이었다. 도서동굴에서 나온 수만 점의 고문서의 일부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참 놀라운 내용이었다. 서기 4-6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고문서에는 별자리가 매우 상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여러나라 언어로 단정하게 작성된 고문서는 당시 여러 개의 고등문명이 실크로드를 통해 활발하게 교류했음을 알리고 있었다. 목판화 기술도 발달했다. 이들의 역사가 순탄했다면 지금쯤 어떤 모습으로 세계에 서 있을까 상상해보았다. 

     

    1900년대의 혼란을 틈타 서양의 강대국들에 의해 이 고문서들이 약탈되고 반출된 역사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 러시아 탐험가들은 석굴에서 나온 고문서와 의복등의 유물을 동굴에서 잘라낸 벽화와 조각과 함께 수만 점씩 본국으로 보냈다. 이 약탈 문화재들은 아직도 각국의 박물관에서 자랑스럽게 전시되고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훗날 다른 경로를 통해 반출된 유물을 소수 소장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일어난 일이든 약탈문화재를 국공립 박물관에서 버젓이 보여주는 행태가 철저히 배척받고 비난받는 문화가 그 어느 나라에서도 확고히 정착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중국의 소도시에 대해서:

    중국에 와보니 안트와 내가 독일에서 상상하던 중국과는 많이 달랐다. 실지로 보는 중국은 스마트하고 깨끗하다. 도시는 사람이 살기 편하게 계획되었고 유지되고 있다. 공원 같이 주민들이 여가를 보낼 장소가 있고, 아이들은 친구들과 나와 놀거나 주민들은 가족단위로 나와 베드민턴이나 탁구를 하며 건강하게 여가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편안해 보인다. 아이들은 즐겁고 당당하고, 어른들은 순하고 친절하다. 새치기할 때만 빼놓고. 대단히 가난해 보이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우리에게 중국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영어 하는 사람이 너무 적어서 그런 것 같다. 터키에서 카자흐스탄에 이르기까지 영어 한 두마디 할 줄 아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있었고, 자발적으로 나타나서 도와주었다. 자기가 영어를 못하면 영어 할 줄 아는 다른 사람을 불러와서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적어도 매표소나 호텔 데스크에선 간단한 영어가 늘 통했다. 그러나 중국은 달랐다.

     

    그 어느 나라보다 고급진 호텔 데스크에서도 영어 한두마디 할 줄 아는 직원은 정말 드물었다. 길에서 만나는, 단정한 옷매무세에 당당해 보이는 젊은이들도 간단한 영어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것이 틀림 없었다. 트루판에서 포도덩쿨 산책길을 지나갈 때 어린 소년이 영어로 말을 붙였다. 처음엔 수줍게 헬로 하더니 조금 있다가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 독일은 좋은 나라다 등등 교과서에 있는 문장을 술술 말했다. 너무 놀라워서 몇살이냐고 물었더니 12살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5-6학년 학생일 것이다. 

     

    안트는 중국 학생들이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기는 하지만 실전의 기회가 없어서 입이 떨어지는 같다고 했다. 나는 이유에 대해서 아이디어가 전혀 없다. 

     

    모레부터는 중국의 대도시인 시안과 북경을 관광할 거라서  소도시에서 받은 인상을 미리 적어보았다. 

                          

    나의 글쓰기:

    그간 인터넷 사정이 나빠서 내 한국 블로그에 글 올리는 일이 힘들었다. 안트가 펭귄에 쓴 글을 나는 쳇지피티를 이용해 한국어로 번역한 후에 수정해서 내 블로그에 올린다. 내가 펭귄에 올리는 글은 내용에 따라 한국어로 쓰기도 하고 독일어로 쓰기도 한다. 다른 언어로 번역할 때는 늘 쳇지피티에게 초벌번역을 먼저 시키고 나서 감수한다. 여행기는 여행하는 와중에 짬짬이 시간 날 때 후딱후딱 써야하기 때문에 초벌번역을 맡아주는 쳇지피티는 매우 요긴하다. 가히 21세기의 바벨탑이라 할 수 있다. 

     

    중국에선 내 한국 블로그에 접속할 때나 쳇지피티를 사용할 때는 호텔 와이파이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인터넷 데이타가 필요하다. 처음에 산 Trip.com 이심은 용량계산이 이상했다. 총 몇 기가를 사는 게 아니라 하루에 몇 기가를 쓸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했다. 우리는 여태까지 썼던 패턴을 봐서 1기가씩으로 샀다. 

     

    그런데 우루무치의 호텔에서 중국 전화번호가 없으면 와이파이를 못 쓴다고 해서 모든 인터넷 사용을 이심 데이타로 썼다. 우리가 데이타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 볼 수도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알리페이나 위쳇페이등 중요한 기능이 마비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원인을 몰라 작동이 부실한 중국 앱을 탓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안트가 검색해보더니 우리가 구매한 데이타에 원인이 있다고 했다. 하루 용량인 1기가를 다 쓰면 그때부터 인터넷이 엄청 약하고 느려진다는 것이었다. 소비자를 너무 불편하게 만드는 불량스런 제품이 아닐 수 없다. 

     

    안트는 다시 한번 알아보더니 같은 회사에서 데이타 총량을 파는 제품도 있다고 했다. 이미 2주치를 다 사놓아서 다시 사기 아깝기도 하고, 다른 호텔에서 와이파이가 되면 1기가로 충분할 수도 있으므로 지구를 위해 소비를 줄여 보기로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글쓰기를 점점 포기하게 되었다. 한국 블로그에 접속하는 일도, 안트의 글을 한국말로 번역하는 일도 느려터진 인터넷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려서 너무 수고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나는 안트에게 짜증을 냈다. 인터넷 불편해서  번역은 못하겠다. 팽귄은  혼자서 써라.  빨간치마네집만  거야. 그날 저녁에 안트는 내게  데이타를 사줬다. 자기는 진작에 사준다고 했단다. 그러면서 자기는 계속해서 하루에 1기가씩 조심해서 쓰겠다고 했다. 그게 어제 저녁의 일이고, 그래서 나는 다시 글을   있게 되었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trip/685d047694cb79-52588612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