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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니에게 가는 길 61 - 시안으로 이동 2025/8/25
    Our Journey 2025. 8. 26. 00:38

    안트:

    오늘도 이동하는 날이다. 이번 목적지는 중국의 중심부에 위치한 고도(古都) 시안(西安)이다. 이 도시는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중국의 수도 역할을 했으나, 칭기즈칸이 수도를 북쪽, 즉 몽골 국경 인근의 베이징으로 옮긴 이후 그 지위를 잃었다.

     

    이제는 기차 여행에도 익숙해져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실수할 여지가 거의 없다. 중국의 철도 시스템은 철저히 관리되며, 승차권 검사는 역 입구에서 이루어진다. 게이트는 열차 출발 15~30분 전에야 열리며, 탑승할 때까지 안내가 이루어지므로 잘못된 열차에 오를 염려가 없다. 관광객에게는 참으로 편리한 시스템이다.

     

    승강장에는 질서를 유지하는 안내원들이 있고, 스피커를 통해 지시를 내린다. 객차 번호가 바닥에 표시되어 있으며, 오늘은 승객들은 줄을 서서 기다렸다. 질서 정연한 모습이 놀라울 정도다.

    독일과 비교해서 또 하나의 차이점은 입구에서 이루어지는 철저한 보안 검색이다. 공항처럼 전신 스캐너가 없어 수동으로 검사하며 이를 전담하는 것은 여성 직원들이다. 다행히 긴 대기열을 경험한 적은 아직 없다.

     

    오늘은 다시 2등석을 이용하였으나, 이전에 탔던 것보다 속도가 빠른 열차였다. 좌석 배열은 3+2로 동일하지만, 서로 마주보는 테이블은 없다. 모든 좌석은 진행 방향을 향하고 있어 꽤 편안하다. 시속 200km로 달리며 1,100km의 거리를 8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독일에는 이렇게 먼 거리가 없다. 요금은 1인당 약 55유로로, 현지인들에게는 꽤 비싼 편일 것이다.

     

    열차는 지멘스와의 협력으로 제작된 듯, 독일의 ICE 3를 연상케 한다. 더 빠른 속도도 가능할 듯하며, 시속 200km에서도 매우 조용하여 이렇게 펭귄에 글을 쓰기도 편안하다.

     

    만리장성을 넘어 본격적으로 중국에 들어서면서 사막 지대도 점차 사라진다. 출발 초기에는 드문드문 사막이 보였으나, 두 시간이 지나자 온통 푸른 풍경으로 바뀌었다. 도시 주변은 농경지, 멀리 떨어진 곳은 초지이나 가축은 드물게 보인다.

     

    두 시간 반이 지나자 평야를 벗어나 터널과 다리가 잦아졌다. 독일 남부의 고속철 구간을 연상시키며, 산맥을 가로지른 듯하다. 이 터널들이 혹시 슈바르츠발트의 헤렌크네히트사가 제작한 굴착기로 건설되었을지 궁금하다. 중국 전역에 얼마나 많은 터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지형도에 따르면 이 나라는 상당히 산악지대가 많기 때문이다.

     

    네 시간이 지나자 산과 계곡이 이어지는 지역에 들어섰다. 계곡엔 사람이 살고 있으나 산에는 나무가 드물다. 더 나아가자 산비탈이 계단식으로 개간되어 있었으며, 도시의 고층 건물은 점점 더 높아지고 많아졌다. 기차의 속도도 어느새 250km/h에 이르렀다.

     

    시안은 이번 노선의 종점이다. 지금까지 달려온 철도는 단일 노선이었기에 좌석 확보가 어려웠던 듯하다. 하지만 중국 중부로 오면 철도는 하나의 ‘망’을 이루어 다양한 경로로 이동할 수 있다. 이는 독일의 철도망과 비슷한 구조다. 프랑스는 중앙을 향하는 별 모양, 일본의 신칸센은 단일 노선에 가깝다. 망 형태의 철도는 관리하기가 훨씬 어렵다. 요즘 독일 철도가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런 사실을 감안해서 비평하는 것이 공정할 것이다. 

     

    기차는 3분 일찍 도착했다. 

     

    시안은 인구 1,300만 명으로 서울보다도 크다. 지하철망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어, 역에서 바로 호텔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호텔은 시내 중심 광장 인근에 있으며, 지하철로 약 30분이 소요되었다. 승강장 바닥에는 승객 대기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고, 하차객이 가운데로 지나가면 승차객은 좌우로 나뉘어 선다. 그러나 문이 열리는 순간 질서가 흐트러지고 모두가 문 앞으로 몰려들었다. 전철에서 좌석을 확보하는 것은 초반에만 가능해 보였다.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 8시. 아침 이후로 과자만 먹었기에, 곧장 중국판 구글 지도에서 식당을 검색했다. 1인당 10유로가 넘는 식당도 있다는 사실이 다소 낯설었다. 우리는 가격 때문은 아니었지마 원하는 곳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들국이 참지 못하고 한 국수집으로 정했다. 그곳에 가기 위해 먼저 종루(鐘樓) 앞을 건넜다. 종루는 오늘 여행의 대표사진(애플 색감)으로 삼을 만한 건물로, 지하철역 이름도 동일하다. 들국은 중국어 표기를 보고 이를 읽어냈다. 

     

    광장에는 사람들이 모여 즐기고 있었고, 한복 비슷한 전통 의상 차림의 젊은 여성들도 보였다. 사진가에게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길을 건너 블록 안쪽으로 들어가자 다소 어두운 주택가가 나타났다. 우리가 찾아간 국수집은 그리 고급스럽지 않았으나 젊은이들로 붐볐다. 음식은 소박했지만 맛있었고, 그릇에 합계 4.5유로에 불과했다. 들국은 사천산(四川産) 후추에도 개의치 않고 맛있게 먹었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trip/685d047694cb79-5258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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