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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에게 가는 길 71 - 칭다오 2025/9/4Our Journey 2025. 11. 6. 10:06
안트:
내일은 칭다오에서 한국 인천으로 가는 배를 탄다. 베이징에서 칭다오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550km쯤 된다. 피곤하지 않게 움직이기 위해 하루 먼저 출발하기로 했다. 이제는 베이징에서 기차 타는 일도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베이징에는 여러 개의 기차역이 있어서 우리가 출발하는 남역은 생각보다 거대하지 않았다. 기차는 약간 우회해서 큰 도시 하나를 더 거쳐 가기 때문에 실제로는 700km 정도를 달린다. 속도는 역시나 시속 300km, 소요 시간은 3시간 반이다. 도착은 또 3분 일찍 했다. 아마 일부러 그렇게 시간표를 짜는 것 같다. 혹시라도 늦더라도 정시에 맞출 수 있게 말이다.
칭다오, 독일에서는 ‘칭타오(Tsingtao)’로 알려진 도시인데, 예전에 독일 식민지였다고 한다. 그때 지어진 건물 몇 채와 맥주 양조 기술이 아직 남아 있다. 도시는 큰 만(灣)을 끼고 있어서 멜버른과 닮았다. 다만 만의 지름은 멜버른의 절반 정도다. 만을 가로질러 25km 길이의 다리가 놓여 있는데, 세 번째 사진에 그 시작 부분이 보인다.
호텔은 기차역에서 지하철로 쉽게 갈 수 있고 배를 타는 항구와도 가까운 곳으로 골랐다. 호텔과 지하철역 사이에는 작은 공원처럼 꾸며진 보행자 공간이 있었는데, 자동차 도로의 두 층 사이에 만들어진 구조라 신기했다. 호텔 방은 창문이 있는 방으로 예약하려고 조금 더 돈을 냈는데, 막상 가보니 그 창문은 바깥이 아니라 호텔 로비로 나 있었다. 그 8유로는 헛돈이었다.
내가 쓰는 지도 앱에는 꽤 큰 보행자 거리가 표시되어 있었다. 가보니 거기는 옛날 독일식 건물들이 남아 있는 구시가지였고, 지금은 주로 저녁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유흥거리로 변해 있었다.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다 그곳으로 모였다.
저녁에 거리를 걸었을 때는 여러 가게들이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도 이 보급형 맥주 자판기만큼 손님이 많은 곳은 없었다. 맥주는 앱으로 결제해야 하는데, 중국에서는 모든 결제가 실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이를 확인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인증된다. 미성년자 보호도 철저한 셈이다. 이런 시스템은 뮌헨에서도 인기를 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곳곳에 셀프 맥주 탭이 있었다. 마시고 싶은 맥주 종류(딸기 맛 같은 것도 있다)를 골라서, 탭 위의 화면에서 원하는 양을 선택하고, 그다음 직접 맥주를 따른다. 컵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고, 결제한 양까지만 채울 수 있다. 이 과정의 재미는 아마도 거품이 너무 많지 않게 딱 적당히 따르는 데 있는 것 같다.
오래된 건물들 중 단순한 것들은 대부분 허물고, 그 자리에 비슷하게 생긴 새 건물을 지었다. 덕분에 거리가 조금은 디즈니랜드 같은 느낌을 준다. 외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한국인인 듯했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면 싸고 빠르게 올 수 있고, 물가도 저렴해서 쇼핑과 식사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짧은 여행에는 딱이다.
보행자 거리 중 가장 큰 길은 바다까지 이어지고, 거기서 방파제를 따라 조금 더 걸으면 끝에 정자가 하나 있다. 마침 썰물이라 바닷가에 사람들이 헤드랜턴 불빛을 비추며 조개나 해산물을 캐는 모습이 보였다. 그 불빛들이 반짝거려서, 밤바다의 풍경이 참 인상적이었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trip/685d047694cb79-5258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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