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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니에게 가는 길 73 - 한국 도착 2025/9/6
    Our Journey 2025. 11. 6. 10:21

    안트:

    배 안에는 일출과 일몰 시간을 표시한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들국은 일출을 보고 싶어 했지만, 나는 별로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창문을 가리지 않은 채로 잤기 때문에, 날이 밝자마자 자연스럽게 깼다. 그래서 갑판으로 올라갔다. 해는 이미 지평선 위로 떠 있었지만, 구름에 가려서 직접 보이진 않았다. 잠시 뒤 구름 사이로 해가 충분히 올라오자, 햇살과 구름이 어우러진 멋진 색의 풍경이 펼쳐졌다.

     

    나는 잠시 후 다시 방으로 돌아와 조금 더 잤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삥!’ 하는 소리와 함께 전화기가 울렸다. 그 소리는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을 때만 나는 소리였다. 메시지가 왔다는 건, 인터넷 연결이 있다는 뜻이다. 그게 나를 깨웠고,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했다. 화면을 보니 독일의 통신사 알디(Aldi)가 “한국에 온 걸 환영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우리는 아직 항구까지 약 4시간이나 남은 해상 한가운데에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혹시 바다 위에 통신 중계 부표를 설치해둔 걸까? 저기 떠 있는 수많은 어부들이 통신이 끊기지 않게 하려는 걸지도 모른다. 아마 고속 인터넷일지도 모르겠다.

     

    입항 두 시간 전쯤, 전형적인 한국식 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다 위로 솟은 봉우리처럼 생긴, 마치 물속 산맥의 꼭대기 같은 작은 섬들이었다. 정말 그림 같았다.

     

    한국의 북서쪽에 있는 항구는 인천이다. 바로 그곳의 섬 위에 한국의 대형 국제공항도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항구로 들어갈 때는 그 공항을 본토와 연결하는 다리 아래를 지나갔다. 그 다리의 길이는 무려 14km나 된다고 한다.

     

    나는 인천을 늘 서울의 외곽 도시쯤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끝없이 펼쳐진 초고층 건물들을 보고 나서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인천은 인구 290만 명의 한국 제3의 도시였다. 즉, 뮌헨의 두 배쯤 되는 규모였다. 그래도 서울과는 불가분의 관계다. 두 도시는 불과 30km 떨어져 있고, 이 정도 규모의 도시들이면 사실상 하나로 이어져 있다고 봐야 한다.

     

    인천의 여객선 터미널은 상당히 웅장했다. 중국행 모든 배가 이곳에서 출항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 수는 의외로 그리 많지 않았다.

     

    입국 절차는 무척 쾌적했다. 들국이 먼저 출입국 심사관에게 가서 내가 그녀와 함께 온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나의 절차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세관 직원들도 친절하게 인사만 건넸다.

     

    한국에서도 많은 일들이 스마트폰으로 처리된다. 완전한 기능의 스마트폰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들국은 여러 경로로 조언을 구했는데, 다들 꽤 복잡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는 한국 전화번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장 많이 들은 조언은 공항에서 SIM 카드를 사라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여행객 대상의 전문점이 있고, 직원들도 숙련되어 있다고 했다. 마침 공항이 터미널에서 멀지 않아서 가보기로 했지만, 그래도 한 시간 반은 걸렸다.

     

    공항에 도착해서 먼저 제대로 된 한식 점심을 먹은 뒤, 도착장에 있는 이동통신사 부스를 찾아갔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SIM 카드를 구매하면 전화번호는 주지만, 그건 ‘임시 대여’ 개념이라 어떤 서비스에도 회원가입 용도로는 쓸 수 없다고 했다. 게다가 요금제도 사실상 하나뿐이었고, 데이터 무제한 상품이었다. 좋긴 하지만, 한 달 요금이 30유로였다. 나는 개인 번호가 꼭 필요한 건 아니어서, 이미 중국에서 trip.com을 통해 eSIM을 사두었다. 한 달간 20GB로 제한된 데이터 요금제인데, 가격은 7유로 50센트였다. 그걸로 충분할 것 같다.

     

    스마트폰 앱으로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기차표 구매인데, 우리는 앞으로 여러 번 기차를 탈 예정이다. 그래서 trip.com으로도 가능한지 시험해 봤더니, 문제없이 작동했다.

     

    SIM 카드 문제는 아직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빠른 피드백은 언제든 환영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72일 만에 한국에 도착했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이건 대단히 큰 모험처럼 느껴졌는데, 이제 드디어 해냈다. 여행 중에는 사소한 문제들이 몇 번 있었지만, 심각한 일은 하나도 없었고, 현지 사람들은 늘 친절하고 도움이 되었다. 그러니 65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도 이런 여행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길 위에는 여전히 배울 것도, 경험할 것도 많다.

     

    이제 우리는 약 2주 정도 서울에 머물 예정이다. 아마 그동안은 특별히 쓸 이야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번 중국 여정은 꽤 특별했으니, 그 부분에 대한 정리 글은 따로 쓸 생각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여행을 이렇게 관심 있게 따라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여행 2부가 이어지면, 여기서 다시 소식을 전할 것이고, 연락처를 알고 있는 분들께는 메일로도 알려드리겠다.

     

     

     

     

    <팽귄을 찾아라> 사이트에 많은 사진들과 이 글의 독어 버전이 있습니다. 그냥 아래 링크를 꾹 누르시면 돼요. 그 사이트에서 타언어 자동번역을 지원하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제가 이 블로그 빨간치마네집에 번역해서 올립니다. 

    https://findpenguins.com/0nbjbfkjcfwpc/trip/685d047694cb79-5258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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